- 입력 2024.12.31 09:32
이상기후에 농산물 10.4%↑…"1월 물가 상방압력 확대"
12월 물가상승률 1.9%…환율 불안에 석유류 상승 전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집계됐다. 작년(3.6%)보다 다소 둔화된 가운데 물가안정목표(2%)보다는 높았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18(2020년=100)로 전년 대비 2.3%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2020년(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지난 1월(2.8%) 6개월 만에 2%대로 떨어진 뒤 2월(3.1%)과 3월(3.1%)에는 3%대로 반등했다. 이후 4월(2.9%)부터 2%대로 하락해 5월(2.7%), 6월(2.4%), 7월(2.6%), 8월(2.0%)까지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9월(1.6%)부터는 1%대로 둔화했다. 10월(1.3%), 11월(1.5%), 12월(1.9%)까지 넉 달째 1%대를 기록 중이나 상승폭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흐름에 대해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환율상승, 공공요금 인상압력 등이 상방요인으로, 유가하락 등은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1월 전망대로 내년 상반기중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지고 하반기부터 목표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전년 대비 2.4%, 서비스는 2.2% 각각 상승했다.
우선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농산물(10.4%), 수산물(1.6%), 축산물(0.7%)이 모두 올라 5.9% 상승했다. 귤(46.2%), 사과(30.2%), 배(71.9%), 토마토(21.0%), 배추(25.0%), 돼지고기(1.9%), 수입쇠고기(5.6%) 등이 오르고, 국산쇠고기(-1.5%), 닭고기(-5.8%), 마늘(-6.2%), 고등어(-2.9%), 참외(-4.7%), 감자(-8.5%), 바나나(-5.9%) 등은 내렸다.
농산물의 경우 2010년(13.5%)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도 131.16으로 9.8% 올라 2010년(21.3%) 이후 최고였다. 신선어개(0.2%)가 소폭 오른 가운데 이상기후 영향으로 신선채소(8.2%), 신선과실(17.1%)이 대폭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석유류(-1.1%)가 하락했으나 가공식품(1.8%), 섬유제품(3.4%), 내구재(1.5%), 기타 공업제품(1.4%) 등이 상승해 1.5% 올랐다. 수입승용차(4.8%), 남자외의(7.3%), 한방약(10.5%), 여자외의(4.4%), 건강기능식품(3.2%), 우유(4.7%) 등은 상승한 반면 경유(-3.7%), 조제약(-1.9%), 라면(-3.4%), 기초화장품(-1.9%), 등유(-3.7%), 전기밥솥(-10.6%) 등은 하락했다.
전기·가스·수도는 도시가스, 지역난방비 등 가격 인상으로 3.5% 올랐다.
서비스는 집세(0.2%)와 공공서비스(1.7%), 개인서비스(3.0%)가 모두 상승했다. 집세의 경우 월세(0.9%)가 오르고 전세(-0.3%)가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시내버스료(7.6%), 외래진료비(2.0%), 택시료(6.9%), 도시철도료(9.3%)는 상승했고, 유치원납입금(-5.8%), 보육시설이용료(-4.9%), 국제항공료(-0.9%), 도로통행료(-0.8%)는 하락했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보험서비스료(15.8%), 공동주택관리비(4.6%), 구내식당식사비(4.2%), 치킨(4.8%) 등이 오르고, 승용차임차료(-7.0%), 자동차보험료(-2.8%), 가전제품렌탈비(-3.4%), 학교보충교육비(-1.9%) 등이 내렸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12.58로 전년 대비 2.1% 올랐다.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근원물가)는 110.96으로 2.2%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16.72로 2.7% 올랐다. 식품은 3.6%, 식품이외는 2.1% 각각 상승했다.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는 2.3% 올랐다.
17개 시도별로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인천의 상승률이 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광주·전남은 2.5%, 서울·대전·세종은 2.4%, 울산·경기·강원·전북은 2.3%, 대구·충북·경북·경남은 2.2%, 충남 2.0%, 제주 1.8% 순으로 뒤따랐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 근원물가 안정 흐름 등을 고려하면 올해(2.3%)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내년 1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기저효과 등으로 12월보다 상방압력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정부는 동절기 유류비·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내년 2월 말까지 연장했다. 내년도 확고한 물가 안정세 정착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에너지·농식품 바우처 지원, 주요 식품원료 할당관세 지원 등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