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5.01.14 14:17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성남 상대원 3구역 주민대표회의 준비위원장 된 노사모 사무총장

상대원 3구역 주민대표회의를 준비 중인 심재상 위원장이 1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재개발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상대원 3구역 주민대표회의를 준비 중인 심재상 위원장이 1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재개발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상대원 3구역 주민대표회의를 준비 중인 심재상 위원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최소 주거 기준'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과거 전국 노사모 사무총장을 지냈던 심재상 위원장은 1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표적 경력에 걸맞게 노 전 대통령의 얘기부터 꺼냈다. 심 위원장은 "내가 왜 정치와는 무관한 주택 관련 사업을 하게 됐는지 그 근본적 이유부터 설명해야 납득이 될 것"이라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심 위원장은 과거 '성남 참여 연대' 대표와 '평화통일 자문회의' 자문위원, '경기도 평생학습원' 자문위원을 비롯해 상대원 하이테크 밸리 공단 고문을 지냈다. 한마디로 정치 고관여층 시민단체의 수장에서 시작해 이제는 오랫동안 자신을 성장시켜 준 성남에서 주택 관련 일을 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심어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성남 상대원 3구역 개발 조감도. (사진=원성훈 기자)
성남 상대원 3구역 개발 조감도. (사진=원성훈 기자)

-노사모 사무총장에서 성남 상대원 3구역 주민대표회의 준비 위원장으로 변신한 이유는.

"난방도 안 되는 비닐하우스나 판자촌 등에서 사는 분들이 개에 물려 죽거나, 얼어서 죽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문명국가이자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문명적 삶을 영위하기 위한 주거 공간은 어느 정도여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전기, 상하수도의 공급이 되고 비바람은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고 국토부의 그 지침이 지금도 그대로 준용돼서 계속 살아 있다. 이에 더해 도시인 기준으로 1인 기준이라면 10평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시된 바 있다.

제가 이제 재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려 하는 이유도 그런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그런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다."

-재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노무현 정신'을 구현하겠다는 것인가.

"성남 하이테크밸리가 바로 상대원 3구역 사업지와 인접해 있다. 바로 붙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은 공장 노동자들이 여전히 많이 살고 계시고 1인 가구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그 1인 가구가 주거 최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그런 열악한 주거 환경이 많다.

그것을 하이테크밸리와 가까운 지역에 1인 가구가 최소한의 문명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저희가 만들어서 제공할 수가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역세권을 지정받게 되면 허용되는 용적률이 올라가고 용적률이 상승하는 것만큼 1인 가구를 많이 짓도록 법에 명시돼 있다. 그래서 그 법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

바로 이런 제도가 노무현 대통령 이후에 우리나라 주거 환경과 정책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고 하는 것이다."

상대원 3구역 주민대표회의를 준비 중인 심재상 위원장의 사무실 벽면에 분홍색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상대원 3구역 주민대표회의를 준비 중인 심재상 위원장의 사무실 벽면에 분홍색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철거민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성남이다. '재개발' 속에는 무엇이 담겨야 하나.

"과거 '강제 이주 세대'에서 중산층으로 변모되기까지 그 어마어마한 고생을 하면서 성장을 해 왔고, 이제는 그랬던 도시가 노후화되면서 재개발이 필요한 상태가 된 것이다. 또한, 성남 시민들이 이제 그냥 중산층에 머무르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대한민국, 성남, 상대원이 어떻게 변화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모든 비전이 재개발 안에 다 녹아 들어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하기 위해서 첨단 기술에 대한 문제를 비롯해 여러 사안을 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층간 소음주차장 문제' 혹은 '자율주행 택시' 등을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재개발 과정에 모두 반영하고 싶다. 특히 교통 약자들을 위한 편의시설 등도 이 대단위 단지 속에 포함시키고 싶다." 

-상대원 3구역의 전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상대원 3구역은 상대원 1동 일부와 3동의 일부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재개발 구역이다. 전체 면적은 13만6000평이다. 송파 헬리오시티가 10만평, 둔촌 주공이 12만평인 것을 볼 때 정말 대규모 단지다. 이 부지에 대략 1만200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정비 계획상의 용적률은 265%인데, 나중에 성남시가 용적률 280%로 변경해 놓았다. 용적률 280%면 답답한 콘크리트 더미 속에 묻히는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건폐율이 50%이므로 쾌적성은 확보된다고 본다. 건폐율이 50%라는 것은 건물 외의 나머지 50%의 부지에 자연 친화적인 공원이나 녹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인당 공원 면적이라는 게 있는데 이것도 노무현 대통령이 정립해 놓은 개념이다. 유럽의 경우 1인당 14평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인당 4~5평 정도로 알고 있다."

심재상 위원장이 상대원 3구역의 차별점으로 수변공간을 조성하려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심재상 위원장이 상대원 3구역의 차별점으로 수변공간을 조성하려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이 지역의 고도차가 무려 80m 정도다. 그래서 수변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성남 원도심은 하천이 있지만 모두 복개된 상태라 수변 공간이 열악하다. 분당의 경우, 탄천과 탄천의 지류들이 동네마다 수변 공간들을 제공해 줘 아주 쾌적한 주거 환경을 담보해 주는 기능을 하는데, 여기는 모두 복개돼서 도로와 하수구 기능만 남아 있다.

이 지역은 면적이 넓고 계속 물이 흘러내릴 수 있는 환경이어서 이를테면 인공 폭포 같은 것을 조성하고 순환 펌프로 다시 물을 끌어 올리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이 지역은 내리는 빗물만 잘 받도록 하면 수량은 충분할 것 같고 순환펌프의 에너지원은 태양광을 이용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 패널을 많이 설치해서 도로나 인도에 열선을 다 깔아서 겨울에 눈이 왔을 때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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