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24 15:15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격차가 점점 더 커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이다. 이는 증권사 예상치였던 8조원대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다. 이런 실적 악화에는 부진한 파운드리 사업이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는 5조원의 이익을 냈지만, 비메모리 사업인 파운드리·시스템LSI에서 2조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9.3%다. 같은 기간 1위 업체인 TSMC의 점유율은 64.9%로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삼성전자 11.5%, TSMC 62.3%이었지만,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하락은 3나노 공정 수율 저조로 TSMC에 주도권을 뺏겼기 때문이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은 모두 3나노 공정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TSMC로 몰리고 있다.
TSMC의 3나노 공정 비중은 26%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9%에서 1년도 채 안 돼 3배로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맞춤형 HBM4의 경우, TSMC의 파운드리에서 3나노 공정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문제로 4나노 공정에서 HBM4 생산을 준비하고 있어 불리한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나노 공정 양산 계획을 발표했지만, 파운드리 설비 투자를 줄이고 있어 우려된다. 지금은 투자를 늘릴 때다. 투자를 축소하면 TSMC와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TSMC의 내년 설비 투자 규모는 당초 최대 380달러(약 53조9000억원)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투자를 더 늘리면서 400억달러(약 57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설비투자 예산을 지난해 10조원의 절반인 5조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TSMC의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늘려야 한다. 현재 HBM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뺏긴 것은 SK하이닉스가 HBM 개발에 온 힘을 쏟을 때, 오히려 HBM 개발 인력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올해 시작하는 2나노 공정에서 반드시 수율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은 현재 양산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3나노 공정과 비교할 때 초기 수율이 기대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TSMC는 시험 생산 중인 2나노 공정 수율이 60%에 달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서 TSMC를 넘어서거나 TSMC에 버금하는 수율을 기록해 반드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GAA 방식을 처음 도입한 바 있는데, GAA의 강점을 내세워 고객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 처음 GAA 방식을 도입하는 TSMC에 비해 한발 앞서 있는데, 빅테크 기업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GAA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전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턴키로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략을 밝힌 바 있지만, 아직은 턴키 방식으로 계약한 고객은 없는 상황이다. 턴키 방식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점유율이 10%도 채 안 되는 상황이다. 시장 점유율을 키울 수 있는 해법을 보다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