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5.01.31 13:29
삼성전자 서초사옥 표지석. (사진=박성민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표지석.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의 개선 제품을 1분기 말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해당 고객사가 미국 엔비디아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HBM 매출이 전 분기보다 1.9배 성장하면서 HBM3E 매출이 HBM3 매출을 넘어섰다"며 "HBM3E 개선 제품도 계획대로 준비해 일부 고객사에 1분기 말부터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엔비디아 중국용 인공지능(AI) 가속기에 공급할 8단 HBM3E의 퀄테스트를 통과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고객 수요가 8단 HBM3E에서 12단 HBM3E로 옮겨갈 것이다. 올해 전체 HBM 공급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12단 HBM3E는 현재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16단 HBM3E는 기술 검증 단계로, 샘플을 제작해 고객사들에 공급했다"며 "10나노급 1c 기반 6세대 HBM인 HBM4는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최근 미국의 첨단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여파로 1분기에는 HBM 제품의 일시적인 판매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딥시크와 관련해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공급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며 "장기적 기회 요인, 단기적 위험 요인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동향을 주의하며 급변하는 AI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DDR4, LPDDR4는 지난해 30% 초반 수준이었던 매출 비중이 올해 한 자릿수까지 축소될 것으로 봤다. 또한 올해 1분기 D램 사업은 작년 4분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며,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역성장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모바일 수요 부진과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 설비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부문 투자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본사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본사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스마트폰에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탑재가 불발되면서 1분기 실적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AP는 비싼 공급가격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플래그십 AP인 '엑시노스 2500'의 경우,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력을 통해 하반기 출시할 플래그십 모델(갤럭시 Z 플립·폴더)에 탑재시킬 것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는 디스플레이와 디자인, 배터리 등 핵심 사양을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플래그십에 준하는 '고투마켓' 전략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리한 가격 경쟁이나 핀투핀 대응보다는 보안과 제품 경쟁력 등 당사만의 강점을 통해 아시아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판매를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올해 1분기 전망에 대해 “주요 부품 단가 상승 리스크가 여전히 예상된다”며 “리소스 등 운영 효율화와 더불어 갤럭시 AI 고도화 추진을 통해 플래그십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두 자릿수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 사업의 경우 휴머노이드 수준의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인 오준호 교수를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제조·서비스·홈 등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핵심 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AI 플랫폼 업체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사주 매입 계획과 관련해서는 3조원의 자사주 매입 규모 중 보통주·우선주 모두 89.3%씩 매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근본적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하며 성장해 왔다"며 "지금 이슈도 새로운 도약하기 위한 성장의 기회로 믿고 있고, 짧은 시간 내 해결할 수 있다. 회사의 신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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