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5.16 14:23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죽 브랜드인 '본죽'으로 잘 알려진 본아이에프가 지난 2022년 선보인 닭요리 브랜드 '만나계'의 사업 철수를 단행했다. 이번 만나계 철수는 2002년 본죽 창립 이후 공식적인 첫 번째 브랜드 철수 사례로 파악된다.
16일 본아이에프는 만나계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말 브랜드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닭요리전문점 만나계는 새로운 가맹 모델 구축을 목표로 2개의 직영 매장을 통해 다양한 메뉴와 운영 방식을 연구해왔으나, 결과적으로는 적합한 형태의 모델점을 찾지 못해 지난해 말 철수했다"며 "회계실무적 사유로, 아직 법인 청산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본아이에프는 2022년 만나계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만나계 정보공개서를 신규 등록한 바 있다. 현재 만나계 정보공개서는 내려간 상태다.
만나계는 인천 구월점과 선유도점 2곳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다가 지난해 5월 인천 구월점을 폐점했고, 최근 선유도점도 영업을 종료했다. 정보공개서 등록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 동안 적자만 쌓이자 가맹사업 확대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본아이에프 감사보고서에서 만나계는 3억4208만원 매출에 손실액 3억284만원을 냈다. 2023년 손실액은 3억8108만원, 2022년 손실액은 2억1506만원으로 집계된다. 3년 동안 9억원 수준의 손실이다.
만나계의 철수는 본아이에프의 첫 번째 브랜드 실패 사례이기에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본아이에프는 신규 브랜드 출점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번 실패가 신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본아이에프 측은 기존 브랜드와 신생 브랜드의 밀접한 연관성은 찾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회사는 이달 7일 커피전문점 '이지브루잉커피'를 선보이고 서울 영등포구청 인근에 직영 1호점을 냈다. 저가커피가 아닌 3000~4000원대 가격대의 중저가 커피다. 이지브우잉커피 역시 만나계와 비슷하게 직영점 운영 실적을 토대로 가맹사업을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월에는 또 다른 신규 브랜드 '본흑염소·능이삼계탕'을 선보이고 서울 방배동에 1호점과 선릉역 인근에 2호점을 잇따라 오픈했다. 가수 김연자를 브랜드 전속 모델로 발탁하는 등 초반부터 활발한 마케팅 지원이 이뤄지며 가맹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아이에프가 1년 만에 신규 브랜드를 2개나 선보이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공정위 가맹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본아이에프 브랜드는 총 8개로 등록일 순서는 ▲본죽(2008년) ▲본도시락(2010년) ▲본죽&비빔밥(2014년) ▲본설렁탕(2015년) ▲본우리반상(2016년) ▲멘지(2023년) ▲이지브루잉커피(2025년) ▲본흑염소·능이삼계탕(2025년) 순이다.
한편에서는 본아이에프의 이러한 움직임이 회사 재무 사정과 밀접하다는 해석이다.
본아이에프의 지난해 기준 부채총계는 1085억원으로 자본총계 547억원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부채비율은 198.2%로 여타 한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견줘봤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앞서 회사는 김철호 본그룹 회장의 주도로 2018년 서울 영등포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건물을 약 540억원에 매입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난해 관리비용으로 16억원을, 전년에는 19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396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식을 전문으로 신규 브랜드 접근에 신중했던 본아이에프가 경쟁이 매우 치열한 커피 시장에 진출한다거나, 대중성이 떨어지는 흑염소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대표 브랜드 본죽의 출점 한계에 다브랜드 전략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이번 만나계 실패와 같이 신규 브랜드 출점에만 집중한다면 기존 가맹사업까지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