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5.30 13:01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AP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고위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함께 아시아 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찾은 두 명의 고위 국방 당국자는 "이 지역에서 중국을 가장 잘 견제하기 위해 필요한 주둔군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배치된 병력의 감축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 당국자는 "주한미군의 숫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병력 배치 규모는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것만이 아니라 중국을 억제하는 데에도 최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발언들은 모두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를 한반도로 국한하지 않고 동북아시아의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투입하도록 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하겠다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기 위해 주둔해왔으나,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둬 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더 뚜렷해졌다.
앞서 지난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국방부가 현재 한국에 주둔한 미군 약 2만8500명 가운데 약 4500명을 미국 영토인 괌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WSJ의 보도에 대해서는 하루 뒤인 23일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