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6.10 16:03

10일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EV 50만대분' 생산 능력
철저한 품질 관리 가능할 듯…연내 LMR 양극재 양산 기술 확보 노력

10일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엄기천(왼쪽 다섯 번째) 포스코퓨처엠 사장과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 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전구체를 형상화한 구에 불을 밝히는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10일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엄기천(왼쪽 다섯 번째) 포스코퓨처엠 사장과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 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전구체를 형상화한 구에 불을 밝히는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국내 전구체 시장이 90% 이상 중국산 수입에 의존하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이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국산화하며 'K-배터리 자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에서 중국산 전구체를 사용한 배터리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포스코퓨처엠의 공급망 경쟁력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10일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에서는 준공식과 함께 프레스투어가 진행됐다. 행사는 전구체와 양극재 공장 투어, 전구체 공장 준공식, 공장 소개 및 질의응답 순으로 이뤄졌다. 

기자단은 공장에 입장하기 전 미리 안전을 위해 보호헬멧과 방진 마스크, 보안경, 인이어를 배부받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새로 준공된 전구체 공장이다. 공장 내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물이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생 모자와 덧신 착용을 한 후에 입장했다. 

포스코퓨처엠이 10일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광양 전구체 공장을 준공한 가운데, 한 직원이 제조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이 10일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광양 전구체 공장을 준공한 가운데, 한 직원이 제조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은 연산 4만5000톤 규모로, 이는 전기차 약 50만대분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구체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양극재 제조에 전량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외국우려기업(FEOC)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포스코가 공급하는 고순도 황산니켈을 원료로 생산한다. 

전구체 공장은 ▲원료 용해 ▲반응 ▲세척·탈수 ▲건조공 ▲분급·탈철 ▲포장 등 총 6개 공정으로 구성된다. 설비 밀집도가 높음에도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고,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화돼 있었다. 

노수진 광양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장이 생산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노수진 광양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장이 생산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중앙운전실에서는 작업자들이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노수진 광양 전구체 공장장은 "총 10개 라인의 20개 반응기를 여기서 모두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 공정인 반응 공정에 도착했다. 해당 공정은 이온화된 원료와 약품을 정량 투입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밀도와 형상의 전구체를 만드는 과정이다. 원료를 투입하는 원료 용해 공정과 분체 설비가 있는 분급·탈철 공정도 돌아봤다. 노 공장장은 "생산 안정화를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구체 공장 투어가 끝난 뒤 양극재 공장으로 이동했다. 지난 2022년 11월 완공된 이 공장은 연산 9만톤으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양극재 9만톤은 60kWh의 배터리를 탑재한 고급 전기차 약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인근에는 연산 5만2500톤 규모의 하이니켈 NCA 양극재 공장도 건설 중이다. 

광양 양극재 공장은 13개 생산라인을 보유해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다양한 조성의 양극재를 생산한다. 2023년 3월부터는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NCMA 단결정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 단결정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어 고성능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양극재 공장은 외부 이물질 유입을 철저히 방지하기 위해 에어샤워 등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는 양극재에 비자성 물질 입자가 유입 시 일어날 품질 불량을 막기 위해서다.

곧이어 눈에 들어온 소성로에서는 전기로를 이용해 고온에서 화학 반응을 유도하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앞서 둘러본 전구체 공장보다 확연히 높은 온도로 인해 내부가 훨씬 더 덥게 느껴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온도는 1차 소성로의 온도는 약 800도, 2차 소성로는 300~600도에 달한다. 

광양 2공장(3·4단계)에는 총 6개 생산라인이 완전 가동 중이며 라인당 소성로는 3개씩, 총 18개의 소성로가 운영되고 있다. 소성로의 길이는 55m로, 양극재 원료에 열을 가해 혼합하는 핵심 공정이다. 

고재민 광양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장이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고재민 광양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장이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소성로 내부에는 '사가'로 불리는 도가니가 3단 4열로 쌓여있었는데, 이 안에는 전구체와 리튬이 섞인 검은색 분말 형태의 양극재가 담겨 있었다.

고재민 양극재 2공장장은 "공장은 총 7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7층에서 원료를 투입하면 6층에서 1층까지 단계별로 이동하면서 1·2차 소성과 분급·탈철 과정을 통해 양극재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서, 양극재는 글로벌 수요에 맞춰 생산 능력을 지속 확대하고 있고, 음극재는 천연 및 인조 모두를 생산해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며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자국 중심 통상정책에 대응해 국내 공급망을 더욱 공고히 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의응답에서는 향후 전구체 사업 계획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포스코퓨처엠 측은 "현재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라는 정체기지만, 투자 타이밍으로는 적기다.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배터리 셀사와 OEM 등 고객사들과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경쟁사 수준으로 기술력을 갖춰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 양극재의 양산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LMR배터리는 중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으며, 최근 GM·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해당 배터리의 채택을 선언한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시험 생산에 성공한 이후 연내 양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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