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수한 기자
  • 입력 2025.06.23 08:49
김성찬 디노랩스 대표.
김성찬 디노랩스 대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위기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시장에는 '거래 절벽'과 '미분양'이라는 단어가 넘쳐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구조적 생태계의 위기에 있다.

공급된 주택이 실수요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건설사와 금융기관은 물론 사업의 출발점인 민간 시행사도 어려움에 직면했다.

현재의 위기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겹쳐 부동산이 더 이상 '확실한 자산'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규제 지역 해제와 분양가 상한제 조정 등도 시장을 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광주·전남 지역의 현실을 고려할 때,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흔히 시행사를 '투기'나 '이윤 추구'의 주체로 인식하지만, 시행사는 도시와 지역 경제를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핵심 주체다. 부동산의 본질은 이윤이 아니라 신뢰다. 지역경제 회복의 중심에 바로 시행사가 있다. 지금 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 핵심은 정부 정책만이 아니라 민간 시행사의 선제적이고 책임 있는 결정이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방안이 요구된다.

첫째, 중도금 무이자 또는 이자 지원 정책이다. 금리 부담을 덜어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할 수 있다. 계약금만으로 입주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시장의 심리적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것이다.

둘째, 계약금 분납 또는 유예 제도다. 초기 계약금 부담을 줄여 청년층, 신혼부부, 자영업자 등 다양한 실수요자가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높여야 한다.

셋째, 지자체와 협력한 미분양 세대 임시 전세 운영이다. 임시 전세를 통해 자금 회수를 돕고 공실 문제를 해결하며 장기적으로 분양 전환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할 수 있다.

넷째, 지역 금융기관과 협력한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이다. 실수요자 전용 저금리 상품 개발은 지역 정착 유도 및 분양 활성화에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대안들은 단기적으로 시행사의 리스크와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생존하고 시장을 살리느냐'의 문제다. 결국 연대가 없으면 시장의 회복도 없다.

신뢰와 연대를 기반으로 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먼저 신뢰 회복과 연대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야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 회복의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김성찬 디노랩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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