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5.06.25 08:5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휴전 합의'를 도출한 뒤 중국이 계속 이란산 석유를 구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은 지금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계속 살 수 있다"며 "그들이 미국으로부터도 많은 양을 구입하길 바란다"고 썼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독자 제재"라고 규정하면서 저가의 이란산 석유를 대량 사들이고 있다. 여러 국가들이 미국의 '2차 제재'(이란과 거래하는 나라에 대한 제재)가 두려워 이란산 석유를 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 물량 중 약 90%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글은  이 같은 맥락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 채 '중국의 이란산 석유 수입'에 대해 거론했을 가능성이 있다. 자신이 결정한 군사행동(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과 뒤이은 중재 외교로 중동 정세가 파국을 면하게 되면서 중국까지 혜택을 보게 됐음을 자랑하는 맥락에서 가볍게 쓴 글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향후 이란과의 협상 과정에서 대이란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대적 공습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을 어느 정도 퇴보시킨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 집행의 고삐를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스캇 모델 라피단 에너지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계속 이란 석유를 사도록 허용하겠다는 언급을 한 것은 제재의 느슨한 집행 기조로 선회할 뜻을 내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이란 제재를 관장하는 미 국무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입장을 냈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그가 기대하고, 고대하는 바를 시사한 것"이라며 즉각적인 정책 변화 의중을 밝힌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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