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광하 기자
  • 입력 2025.07.14 17:20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제4이동통신사 설립에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훈기 국회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SK텔레콤 사태는 통신 3사 과점으로 인한 대표적인 국민 피해 사례"라고 지적했다. 통신 3사가 지난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국민 혈세로 구축한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얻은 수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제4이동통신사를 통해 3사의 사실상 담합 구조를 깨고 국민 통신료를 절감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배 후보자에게 제4이동통신사 설립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해 배 후보자는 "통신요금 인하는 과기정통부의 숙제"라며 "통신 시장 구조에 대한 문제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4이동통신사는 장관 임명 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기술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은 "유영상 사장은 위약금 면제로 7조원의 손실이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13일 기준 79만명이 이탈했고 손실은 약 700억원에 불과하다"며 "SK텔레콤이 실제 피해 예상치를 침소봉대해 국민 불안을 키우며 국회를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과기정통부에 대해서도 "SK텔레콤도 피해자라고 하는 등 두둔하다가 또 갑자기 위약금을 면제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위약금 면제 논란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함께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 후보자는 "과기정통부도 SK텔레콤과 신속한 대응이 부족했던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문제 발생 이후 보고와 조치가 원활하지 않았던 종합적 문제로 본다"고 답했다.

제4이동통신사 설립은 국내 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통신 요금을 인하하려는 목적으로 꾸준히 논의돼 온 사안이다. 2010년대 이후 여러 차례 사업자 선정이 시도됐으나, 재정 능력 부족, 사업 계획 불확실성, 주파수 확보·활용 등 복합적인 이유로 지금까지 여러 차례 무산됐다.

특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통신 3사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과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또한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장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이후 통신 3사의 과점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통신 요금 인하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불거지고 있다.

제4이동통신사 설립은 단순히 새로운 사업자 진입을 넘어, 통신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 후생을 증대하는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인식된다. 배 후보자가 이번 청문회에서 제4이동통신사 설립에 공감하며 종합적 검토를 약속한 만큼, 향후 국민 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정책 마련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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