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09 17:15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과 똑같이 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7월 CPI를 –0.1%로 잡았지만 이보다는 낮았다.
중국의 CPI 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하고 있다. 당국의 내수 부양정책에 따라 1월 0.5%에 2월 0.7%까지 올랐으나 3∼5월에는 연속으로 0.1% 하락했다. 6월에는 0.1% 올라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다가 한 달 만에 다시 0%로 정체했다.
중국 당국은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자 자국 기업들에게 판매 활성화를 위한 초저가 경쟁 등 출혈경쟁을 자제하길 요구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반면 7월 CPI를 전월과 비교하면 0.4% 올라 디플레이션 완화 조짐도 보인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압박 조치로 인한 불확실성과 극심한 소비 침체로 인해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3.6% 하락해 34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PPI는 6월에도 3.6% 낮아져 23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인 바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과 JP모건 등 글로벌 주요 기관들은 중국 경제의 침체 요인을 두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건설·투자·고용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불안정한 경기는 소비 심리 악화로 인한 내수 침체로 이어졌고, 산업 전반의 가격 경쟁 심화와 공급과잉 문제까지 불러왔다.
특히 자동차·태양광·철강 등에서 과잉생산이 심각해지면서 수출과 내수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주요 외신은 중국 당국의 산업정책이 과잉투자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정체, 가계와 기업 부채 부담이 장기적 수요 회복을 어렵게 하면서 단기간 해결이 어렵다는 중론이다.
에릭 주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도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며 "당국이 디플레이션을 해소하고자 기업들의 출혈경쟁에 제재를 가한 만큼, 추가 조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