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광하 기자
  • 입력 2025.09.10 10:00
제이슨 권 오픈AI CSO가 10일 기자회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제이슨 권 오픈AI CSO가 10일 기자회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대한민국은 AI 혁신의 최적지다."

글로벌 거대언어모델(LLM) 기업인 오픈AI가 한국에 세 번째 아시아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AI 생태계 전환을 위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10일 선언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국내 주요 기업 및 학계, 정부와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며 'K-AI' 시대 개막을 가속한다.

오픈AI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에서 세 번째 지사인 오픈AI 코리아의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오픈AI 코리아는 전 세계에서 열두 번째 지사이며, 한국의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위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픈AI가 한국을 차세대 글로벌 AI 허브로 선택한 이유는 한국이 첨단 인프라, 세계적 수준의 혁신 기업, 기술 친화적 소비자들이 조화를 이루는 독보적인 '풀스택' 생태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온 오픈AI는 한국에서 챗GPT 주간 사용자가 1년 전보다 4배 정도 늘고, 유료 구독자 규모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API 사용 측면에서도 전 세계 10위권 내에 포함된다.

오픈AI 코리아는 한국의 산업, 학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국가의 AI 주도형 미래를 가속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2월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챗GPT와 카카오 생태계와의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 건설, 전자, 통신, 금융, 여행, 게임, 이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선도 기업들이 GPT-5 등 최첨단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AI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학계와의 연구 협력도 본격화한다. 11일 서울대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오픈AI 포 컨트리즈'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국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역시 중점 분야로, 지난 2월 국내 최초 개발자 워크숍인 빌더랩을 개최한 데 이어, 12일에는 파운더스 데이(Founders Day)를 열어 스타트업, 개발자, 벤처캐피털(VC) 간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한다. 11월에는 데브데이 익스체인지를 국내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와의 동반 성장도 추진 중이다. 최근 영상 및 이미지 도구 활용 워크숍인 '크리에이티브 랩 서울'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라이트 가을 행사에서는 소라(Sora)로 제작된 미디어아트를 DDP 외벽에 투사해 AI를 활용한 예술 표현의 사례를 남겼다.

제이슨 권 오픈AI CSO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 혁신적인 기업, 빠른 디지털 도입 속도를 갖춘 AI 혁신의 최적지"라며 "첨단 기술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산업, 학계, 정부 전반에서 한국의 AI 전환을 위한 혁신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픈AI는 11일 저녁 기업, 정부, 학계, 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오픈AI 코리아 출범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선 정재승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학과장, '시대예보: 경량 문명의 탄생' 저자인 송길영 박사, 오픈AI의 조앤 장 오픈AI 랩스 대표가 패널로 나서 "AI: 인류 협업과 혁신의 새로운 엔진"을 주제로 패널 토론도 진행한다.

오픈AI가 한국지사를 출범하면서 국내 AI 산업계는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대표AI'와의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각종 공공 AI 사업에서 공정한 수행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국산 차별이나 외산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I 업계에서는 국내 AI 기술, 솔루션 개발 시 데이터 확보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오픈AI는 웹 크롤링, 라이선스 계약,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구글은 자사 포털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에서 데이터 제공을 위한 예산으로 300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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