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5.09.13 14:09
일본 사도섬에 위치한 '사도 광산' 내부. (출처=사도광산 공식 홈페이지)
일본 사도섬에 위치한 '사도 광산' 내부. (출처=사도광산 공식 홈페이지)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일본이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사도광산에서 열린 추도식이 올해도 한국 측이 불참한 가운데 사실상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13일 오후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추도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약 80명이 참석했으며, 일본 정부 대표로는 외무성 오카노 유키코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이 참여했다. 지난해 정무관(차관급)이 자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이 한 단계 낮아진 셈이다.

행사는 묵념, 개회사, 사도시·니가타현·일본 정부 대표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추도사에 조선인 강제노역의 역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이달 초 불참을 통보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행사 직전 불참을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대신 별도의 자체 추도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시기는 가을이 유력시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사도광산은 에도시대 금광으로 알려졌으나, 태평양전쟁기에는 전쟁 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활용됐다. 당시 조선인 1519명이 강제로 동원돼 차별과 혹독한 노동을 겪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일본은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대상 시기를 에도시대로 한정하며 조선인 강제노역의 역사를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 정부는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일본은 전시물 설치와 추도식 개최를 약속했으나 강제성 표현을 두고 한일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