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환 기자
  • 입력 2025.10.10 08:44

임원 일비 최고 32만원, 15만원 이상 246곳…'실비 보전' 기준 2배 초과
경조사·골프행사 여비 3억4000만원…연체율 상승 속 건전성 악화 우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뉴스웍스=김영환 기자] 광주·전남 일부 신협에서 임원 출장비와 경조사·골프장 행사 여비를 과도하게 집행하면서 조합원 기금 운용의 투명성이 도마에 올랐다. 내부 감사체계가 부재하고 여비 규정도 제각각이어서 조합원 신뢰와 지역 금융 건전성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개한 전국 750개 신협 전수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원 일비가 신협중앙회장 출장비 기준(최대 14만원)을 초과한 조합이 246곳(전체 32.8%)으로 나타났다. 광주문화신협은 32만원, 광주동부신협이 30만원을 책정해 '실비 보전' 원칙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최근 5년간 '경조사 참석' 명목으로 여비를 집행한 조합은 73곳, 합계 2억7587만원에 달했다. 목포신협이 7700만원, 병점신협이 4100만원을 각각 사용해 상위 일부 조합이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또 153개 신협이 '골프장 행사 참석' 여비로 총 1억6356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규정 외 항목 지출로 회계 투명성 훼손 우려가 제기된다.

신 의원은 "원래 '일비'는 출장 중 발생하는 교통비·숙박비·식비 등의 실비 외 소액 경비를 보전하기 위한 취지이나 일부 지역신협의 상임이사장들이 과도한 기준을 적용해 사실상 추가 수당처럼 챙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확인된 조합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임원 일비 한도 표준화, 경조사·골프행사·해외여행 일비 지급 금지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신우신협 본점 전경. (사진출처=네이버지도)

또한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 일부 조합에서는 농어업 대출 부실이 누적돼 연체율이 전국 평균(7.08%)을 상회하는 연체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신협의 내부 감사 부재로 인한 '4단계 악순환 구조'(PF 대출 연체 확대→상호금융 건전성 약화→기업 자금난 및 이자 부담 상승→예금 이탈)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중앙회 주도의 상시 감사 제도와 통합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이 대안"이라며 "유동성·PF 리스크 모니터링, 여신 사전심사, 외부활동비 전자공시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당국과 지자체의 합동 정기 감사 및 지출 내역 공개를 통해 조합원 알권리와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임원 일비와 외부행사 여비는 '실비 보전' 원칙에 맞춰야 하고, 비업무성 항목은 지급을 금지해야 한다"며 "중앙회 기준에 맞춘 상한 설정과 전자공시 의무화를 통해 지출 투명성을 높이고, 여신 리스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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