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5.11.04 09:42

김장 물가대책 발표…"역대 최대 500억 투입해 할인행사 추진"

(자료제공=국가데이터처)
(자료제공=국가데이터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작년 기저영향 등에 따른 일부 농산물과 석유류 상승폭 확대 및 장기 추석 연휴로 인한 숙박·여행 등 개인서비스 오름폭 확대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5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여행과 숙박 등 일부 서비스가격이 높아지고 석유류, 농축수산물가격도 오르면서 전월(2.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연말연초에는 2% 내외로 다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물가 상승률은 2.1% 수준이다. 

10월 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보다 2.3%, 서비스는 2.5% 각각 올랐다.

우선 상품 가운데 농축수산물은 3.1% 상승했다. 농산물(1.1%)과 축산물(5.3%), 수산물(5.9%)이 모두 올랐다. 농산물 중 채소류는 14.1% 하락했다. 

주요 등락품목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쌀(21.3%), 사과(21.6%), 돼지고기(6.1%), 국산쇠고기(4.6%), 고등어(11.0%), 찹쌀(45.5%), 달걀(6.9%) 등은 올랐고 배추(-34.5%), 토마토(-29.3%), 무(-40.5%), 당근(-45.2%), 상추(-20.8%), 오이(-14.5%), 포도(-6.3%) 등은 내렸다.

(사진제공=한국물가정보)
(사진제공=한국물가정보)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 마련…"가용수단 총동원"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농산물 위주의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김장에 사용하는 주요 재료 공급 여건은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추석 연휴부터 지속된 강우로 무름병 등 병해가 확산돼 김장 주재료인 배추와 무 수급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재배면적 증가와 농업인의 적극적 생육관리 노력이 더해져 김장용 가을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2%늘어난 120만1000톤으로 전망되고, 최근 작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김장이 본격화되는 11월 중순 이후에는 더욱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념에 사용되는 고춧가루, 마늘, 양파, 대파, 생강, 배, 천일염, 새우젓 등은 생산·저장량이 증가해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 다만 산지 가격이 상승한 마늘과 지속된 강우로 주산지 습해가 발생한 쪽파, 멸치 생산량 감소 영향을 받은 멸치액젓은 가격이 다소 높게 형성될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정부 가용물량 등을 활용해 배추와 무를 4만7000톤 이상 공급한다. 배추의 경우 계약재배물량 2만8000톤을 분산 출하하고 정부가용물량 8500톤을 확보해 산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방출해 안정적 공급 상황을 유지한다. 무는 계약재배물량 9000톤을 분산 출하하고, 정부비축물량 2000톤을 확보한다.

또 마늘은 비축물량 등 총 460톤을 적재 적소에 공급하고, 가격 전망을 고려해 자조금 활용 할인 행사를 병행한다. 양파는 비축물량 중 1000톤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 공급하고, 천일염은 산지 재고물량 12만4000톤의 원활한 출하를 지원한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인 500억원을 투입해 김장채소, 돼지고기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김장철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농축산물은 300억원을 투입해 온·오프라인 유통경로에 최대 40% 할인하며, 수산물은 200억원을 투입해 최대 50% 할인행사를 연다.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추석 연휴로 개인서비스 3%대 상승…"먹거리 물가 상시 점검"

한편 10월 중 공업제품 물가는 2.3% 상승했다. 석유류(4.8%)와 가공식품(3.5%)이 모두 올랐다. 석유류는 경유(8.2%), 휘발유(4.5%) 위주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빵(6.6%), 커피(14.7%) 등이 올랐으나 전체적인 물가는 7개월 만에 3%대로 둔화됐다.

전기·가스·수도는 도시가스(0.4%), 지역난방비(0.3%), 상수도료(3.8%) 등이 올라 0.4% 상승했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는 집세(0.8%)와 공공서비스(1.2%), 개인서비스(3.4%)가 모두 올라 2.5% 상승했다. 특히 개인서비스는 외식(3.0%)과 외식제외(3.6%)가 모두 상승했다. 장기 연휴에 따른 숙박·여행 등 외식 제외 상승폭 확대로 한 달 만에 3%대로 올랐다.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된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20.45로 전년동월 대비 2.5%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2.3%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116.00으로 2.5%, OECD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13.79로 2.2% 각각 올랐다.

기재부는 "향후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등 주요 품목별 가격과 수급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방안을 신속히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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