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광하 기자
  • 입력 2025.11.19 11:22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개최한 '제82회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도전과나눔)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개최한 '제82회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도전과나눔)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의 결합인 '임베디드 AI' 시대가 도래했다며 한국 로봇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혁신과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도전과나눔이 19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개최한 '제82회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이 대표는 '임베디드 AI와 로봇 서비스'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임베디드 AI는 물리적 형태를 갖추고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하고 적응하는 AI를 의미한다. AI 기술과 로보틱스가 결합해 산업용 로봇에서 서비스용 로봇을 거쳐 범용 로봇으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미·중 로봇 패권 경쟁 본격화에 한국 전략은?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대표는 양국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내수 중심의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제조 2025와 15차 5개년 계획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시키며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유니트리, 유비테크, 애지봇 등 중국 로봇산업 전반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자체 개발·생산·배치하며 2024년 프리몬트 공장에 일부를 투입했다. 2025년에는 5000대 이상을 생산하고 2027년에는 5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한국 로봇산업의 골든타임이 내년까지라고 진단했다. 국내 로봇산업 정책을 실증 위주에서 보급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정부 보조금이 실종 상태"라며 "산업 전체 대비 로봇 연구개발 예산 비중이 296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대규모 확대가 예정돼 있지만 여전히 실증에 머무르는 예산 구조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강점으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범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무의미하며 잘하는 것을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조선, 철강 등 제조 분야와 서비스 역량이 높아 이를 특화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제82회 기업가정신 포럼' 현장. (사진=박광하 기자)
19일 '제82회 기업가정신 포럼' 현장. (사진=박광하 기자)

◆규제 혁신·인재 양성 시급 지적

이 대표는 규제 및 인증 시스템의 대규모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해외의 경우에는 제품을 만들고 유통, 활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부작용을 줄이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데 반해, 한국은 제품이 시장에 공급되기 전부터 규제를 해서 산업 발전이 될 수가 없다"고 작심 비판했다. 각종 규제 및 인증 제도가 너무 많고 느리며 인재 배출 시스템도 미흡해 인재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노동인구 밀도 대비 로봇 투입 비율에서 전 세계 1위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냉정하게 현재로서는 산업 기반, 인력, 자금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지만 하면 할 수 있다"며 "기술보다 사업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신속한 상용화를 추구하고 고객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사업을 전환하는 피보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DJI가 드론용 제어 보드에서 드론 HW 경량화를 거쳐 카메라로 사업을 확장한 사례와 바이두가 인터넷 플랫폼의 공간 지능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한 사례를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로봇이 공상과학(SF)에서 일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연동성에 집중한 최소기능제품(MVP)과 기민한 시장 적응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자동차, 모바일, 가전 개발 경험에서 벗어나 RaaS 플랫폼으로 접근하고, SF에 등장하는 다기능 완제품 로봇이 아닌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단일 핵심 기능을 제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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