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22 11:32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방송인이자 코미디언인 지미 키멀이 자신의 ABC 방송 퇴출을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입 닥쳐 돼지야"라는 말로 응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여성 기자가 '엡스타인 파일'의 미공개 이유를 질문하자 이 여성기자를 향해 "입 닥쳐, 입 닥쳐, 돼지야"라고 막말을 쏟아낸 바 있다. 유튜브 '지미 키멀 라이브'에 올라간 관련 영상은 하루가 안 돼 조회 수 365만을 기록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지미 키멀은 ABC방송 토크쇼이자 유튜브 채널인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막말로 응수했다. 그가 내뱉은 "입 닥쳐 돼지야"는 여성기자에게 막말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패러디하는 동시에, 자신이 해고를 강요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강한 어조를 담고 있다.
키멀은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을 거론하며 그가 감정에 쉽게 사로잡히고 이를 바로 분출하지 못하면 견디지 못하는 충동성 장애가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된 글에서 "왜 ABC 가짜 뉴스는 재능도 없고 시청률도 낮은 지미 키멀을 방송에 세워놓나? 왜 TV 신디케이트(지역 방송사)들은 그걸 참고 있나? 그놈을 방송에서 당장 없애라"며 노골적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 20일 키멀은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엡스타인 파일 의혹을 언급했다. 키멀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이 지미 키멀 라이브 방영이 끝나고 불과 11분 뒤에 올라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을 직접 보고 광분에 사로잡힌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유튜브 대신 TV로 시청해 줘서 감사하다"며 "우리 프로그램이 계속 방송되는 것은 대통령님과 같은 시청자들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대통령님, 오늘 밤도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건 어떨까? 당신이 떠나면 나도 방송을 떠나겠다"며 "당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때까지 입 닥쳐 돼지야'"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을 그대로 돌려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기자에게 "입 닥쳐 돼지야"라는 막말이 논란이 되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매우 솔직하고 정직하며, 역사상 가장 투명한 대통령"이라며 막말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두둔했다. 향후 엡스타인 의혹 등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매체와 방송인들에게는 언제든 공개적 압박과 막말이 가해질 수 있음을 암시한 대목이다.
그동안 키멀은 트럼프 대통령을 패러디하며 그의 정치 행보를 비판해왔다. 특히 9월 찰리 커크 암살사건 이후에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전면적 압박이 가해지며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이 무기한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ABC 모기업인 디즈니가 FCC 압박에도 불구하고 약 일주일 만에 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이 중단됐을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을 해고하지 않는 언론사에 대해 수시로 제재 위협을 가한다"며 "수정헌법 제1조는 정확히 이런 정부의 압력을 막기 위해 설계됐기 때문에 언론사들은 그만 굴복하고 일어나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