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7.27 06:12
지난 2월 최정우 포스코컴텍 사장이 세종시 음극소재사업소에서 생산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뉴스웍스=문병도기자] 포스코켐텍에서 리튬 개발을 지휘했던 최정우 사장이 포스코 회장에 오르면서 리튬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은 전기차의 핵심인 2차 전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자원으로 정보기술(IT) 기술의 발전으로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2015년만 해도 톤당 6500달러 수준이었던 탄산리튬의 판매가격은 최근 1만달러대까지 상승했다. 

리튬 사업은 권오준 전 회장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장에 오른 2009년부터 시작돼 지난 8년 동안 공을 들여 왔다. 포스코는 리튬 광산 개발 등 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삼성SD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의 리튬 프로젝트에 뛰어들었고 올해 3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5월에는 호주 리튬업체 갤럭시 리소스로부터 아르헨티나 살타주에 위치한 염호 광권 합의서를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최정우 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포스코의 리튬사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리튬 개발에 열의를 보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사장을 역임했던 포스코켐택은 2차 전지의 주요 소재인 음극재와 프리미엄 침상코크스 등 탄소소재 사업에 주력해 온 비철강 계열사다. 포스코켐텍은 2010년 8월 LS엠트론으로부터 음극재 사업을 인수해 리튬이온전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음극재란 흑연을 원료로 하는 탄소 소재로, 충전시 리튬이온을 저장해뒀다가 이를 방출함으로써 전기를 발생시킨다. 양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과 함께 리튬이온전지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2차전지용 음극재를 만들 수 있는 곳은 포스코켐텍뿐이다. 

포스코켐텍은 음극재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증설 작업에 돌입해 지금까지 총 7개 설비를 구축했다. 

오는 10월 8·9호기 증설이 완료되면 연산 2만4000톤 체제를 갖추게 된다. 포스코켐텍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일본 미쓰비시와의 기술 협력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LG화학과 3060억원 규모의 음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최 사장 체제 하에서 포스코켐텍은 더욱 과감한 투자 전략을 펼쳤다. 세종시 전의산업단지에 제2의 음극재 생산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약 2000억원을 들여 연산 1만1000톤가량의 설비를 단계적으로 증설해 늘어나는 음극재 수요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천연자원인 리튬 사업의 경우 일명 삼각지대 국가라 불리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에서만 추출된다. 때문에 다른 국가의 기업들은 지분권 인수 등과 같은 탐사 발굴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조건으로 사업권을 획득하고 있다. 

리튬은 가져갈 수 있는 양이 쿼터로 정해져 있고 공장 설립 등이 필수로 전제돼 당장의 성과는 거두기 힘든 상태다. 올해 초 칠레 리튬 프로젝트 사업을 체결한 포스코 또한 당시 중국 등에 밀려 전체 금액(7916억1600만원)의 투자 비중은 7%에 그쳤다. 

리튬 사업의 경우 탐사 및 개발시설 건설, 생산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의 실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포스코는 오는 2030까지 리튬에서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까지 매출 61억원을 달성해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진 장기간 호흡이 필요한 상태다. 포스코는 올해 초 진행한 '2017 실적 컨퍼런스'에서 리튬 생산 설비 용량이 2500톤이라고 밝혔지만 판매량은 161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최 회장 내정자가 회장에 오르면 포스코그룹의 신사업 중심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2014년부터 진행된 그룹 구조조정을 견인한 인물로 철강 부문 계열사를 주로 정리해왔기 때문에 향후 비철강 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최 내정자로선 당장 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마련해야 하는 상태로 향후 신성장 사업인 리튬 사업 등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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