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1.16 10:27
(사진=이언주 의원(좌), 강연재 변호사(우) 페이스북)
(사진=이언주 의원(왼쪽), 강연재 변호사 페이스북)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최근 보수정치권에 눈에 띄게 목소리를 높이는 두 명의 여성 정치인이 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 강연재 자유한국당 법무특보(이하 변호사)다. 이들은 연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치적 출발선인 진보와 중도를 벗어나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통하는 극보수적인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이 의원과 강변호사는 '민주당' 출신으로 '안철수 키즈'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경기 광명시을에 출마, 당선되며 국회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난해 대선 전 돌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기며 노선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당시 "저는 안철수 후보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변호사도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을 맡았으며, 2016년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입당해 4·13총선에 출마했다. 그러나 강 변호사는 이듬해 7월 “(현재의 국민의당이) 제3의 길, 중도의 길을 가는 정당도 아니고, 전국 정당도 아니고, 안철수의 새 정치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강 변호사는 이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최측근과 같은 행보를 보이며 ‘홍준표 키즈’라는 별칭까지 붙기도 했다. 

이후의 두 사람의 행보는 거의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속당만 다를 뿐 ‘단일대오’를 꾸리려는 모습이다. 이들의 SNS에는 문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비판 일색이다.

이 의원은 최근 "저는 반문(반 문재인)이다"라며 현 정부에 대해 날을 세우고 나섰다. 이 의원은 또 지난 9일에는 '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청년바람 포럼'에 참석해 "우파의 새판짜기가 필요하고 그걸 위해 청년들이 당을 뛰어넘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해 자유한국당 입당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 의원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천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보수지지층에 접근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강 변호사도 뒤지지 않고 "대통령 문재인을 파면한다" "나라 꼴 잘 돌아간다" "지난 보수정권이 문재인 좌파정권의 1년 반 보다는 백번 나았다"면서 비난을 쏟아냈다. 

또한 최근 9.19군사합의서 이행과 관련해 비무장지대 GP시설 파괴를 시작한 것에 대해 “이게 나라냐.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북한 정권의 비핵화 없이 동맹국과의 협의 없이 대통령 1인이 무장해제를 해버리는 것에(대해)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통째로 무너뜨리고 갖다 바치기 위해 온갖 터무니없는 모순과 거짓이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며 함부로 남발되고 있다”며 “국회도, 야당도, 언론도, 아무도 이것을 막을 수 없다면 국민저항운동으로 우리나라는 우리가 직접 지켜야 한다. (이것이)좌파들이 항상 떠들던 직접민주주의”라며 선동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주로 보수 남성 정치인과 논객들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보수의 아이콘'이라는 별칭은 이들의 전유물이 된 것처럼 보인다.

이들이 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속 뜻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극우 보수지지층의 결집을 통해 자신들이 차기 총선에서 유리한 야당의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또 현재 분열되어 있는 보수정당의 정계개편을 예상하고, 실제 그 과정에 들어갈 경우 자신들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도 분석된다.

조만간 이 두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또 다른 한 곳에 모여 같은 길을 갈 것이라 조심스럽게 점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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