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2.03.08 00:05
박채순 "문 정부, 친 정부 성향 '강성 노조 불법'에 눈 감아…똑같은 잣대로 법 집행해 국민 신뢰 얻을 때"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지난 4일과 5일에 걸쳐 시행됐고 이제 9일의 본투표만 남겨두었다. 9일 밤 늦게나 10일 새벽쯤이면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되고 그때부터는 사실상 대통령 당선자가 현직 대통령보다 관심을 더 받게될 것이다. 새 정부는 정권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온 국민의 소망을 빠르게 담아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그동안 상당부분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도 시급히 해결해야만 할 중요과제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권과 국민들은 준법질서 확립을 위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짚어봤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 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는 박채순 정치학 박사는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3월 9일에 선거가 끝나면 5월 10일에 5년 임기의 새 대통령이 선서하게 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선거 운동기간에서 표출된 민심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정으로 폭등한 주택 가격 앙등을 비롯해 소득과 재산의 양극화, 그리고 외교의 난맥상과 대북관계 등을 들 수 있다"며 "이에 못지않게 국가의 기본이 해이해지고 정치인과 국민 상호 간에 상대방을 향해 적대감을 감추지 못하도록 만든 것도 심각한 문제다. 문재인 정부가 '갈라치기'와 '상식의 붕괴'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박사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그는 "이는 국가의 기본 틀인 헌법과 각종 법규를 적용하는 데 있어 집권층의 나는 '선(善)'이고 상대는 '악(惡)'이라는 이분법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가장 큰 사례는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 기본을 가장 잘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인 조국과 추미애의 내로남불의 법집행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국은 온갖 부정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자기 자식들을 일류 학교에 보냈고, 추미애의 자식은 군 복무 중 규율을 지키지 않아서 국민의 원성을 샀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현 정권과 정치인들에게 등을 돌리게 됐다"고 쏘아붙였다.
박 박사는 또 사회문제에 있어서도 몇가지 사례를 들면서 잘못을 꼬집었다. 그는 "CJ택배노조의 불법 본사 점거, 민노총의 집단행동 등 친 정부 성향의 대기업 중심 강성 노조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조건이 열악한 가운데 있는 취약한 노조에 대해서는 칼날 같은 엄격한 잣대를 대는 것 등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관계된 것으로 의심을 받는 대장동 사건도 검찰과 경찰에서는 수사하지 않고 무한정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구태"라고 직격했다.
그는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를 척결해 국민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시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당초의 입법 취지와는 크게 다르게 주로 야당 인사나 반대편 측 인사 등을 기소하거나 사찰하는 등의 행태를 보인 것 역시 법치주의에 입각하지 못한 행태"라고 힐난했다.
박 박사는 이런 모든 개혁과제에 대해 대안도 내놨다. 그는 "새정부는 국가 사회의 근간이 되는 헌법과 각종 법률을 집행하는데 있어서 친정부나 반대측 구별없이 똑같은 잣대를 가지고 법을 집행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의 잣대가 바르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국가 기능의 마비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그는 "새로운 정부는 법 집행에 있어서 균일한 잣대로 국가의 기본을 잡아 주길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정치적 사건들과 관계된 굵직한 이슈가 있는 곳에는 거의 예외없이 나타나 문제가 되는 인물에 대해 고소·고발에 나서는 인물로 유명한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의 이종배 대표도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평소 국가관과 사회관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새정부의 출범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런데, 현재 '정권교체 여론'이 60%에 달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무엇이 그토록 국민을 화나게 했을까"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말을 실천하듯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상승, 굴욕외교, 정치방역, 경제침체 등 국민들은 실제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많은 일들을 경험했고, 그 중의 하나가 법치파괴"라고 비꼬았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다 결국 윤 총장을 대선 후보로 만들어 버렸다"며 "이는 당시 국민들이 추 전 장관의 위법하고 불법적인 행동에 분노했던 민심의 결과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추-윤사태' 뿐만 아니라 현 정부는 이념의 잣대가 법 위에 군림하며 우리편이냐 아니냐는 기준으로 형사절차를 무시했다"며 "단적인 예로 민주노총 폭력 사건 때 경찰은 당시 불법을 저지른 노조원을 봐주기하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CJ택배노조 사건 또한 수사당국은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불법에 눈을 감았다"며 "수사당국의 이러한 안일하고 비겁한 직무유기 때문에 노조·이익단체 등이 마음대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은 죄를 심판하는 사법부가 아니다"라며 "불법이 있으면 수사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그 죄값을 받도록 재판부에 소를 제기하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그렇게 하라고 수사기관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혐의가 사실인지, 얼마나 잘못을 했는지, 어떤 죄값을 받아야 하는지 등 형사처벌은 법원 몫으로 남겨두고 수사기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없이 수사하면 된다"고 역설했다.
또한 "엄연히 불법이 있는데 수사기관이 이상한 재량권을 발동해 사법부 노릇을 하며 수사를 뭉개거나 봐주기하는 것은 재량이 아니라 불법"이라며 "새정부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할 수 있도록 법치주의를 바로 세워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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