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3.09.09 08:00

MG손보, 부실금융기관 꼬리표…하나금융, KDB생명 인수 장고
"포트폴리오 강화 위해 보험사 인수 필요하지만 손실 떠안기 부담"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최근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MG손해보험, KDB생명 등 매각에 이미 시동을 건 보험사들조차 결국 좌초되는 게 아닐까하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와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취소' 본안소송 승소를 통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MG손보의 매각주도권을 되찾았다.

이에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달 28일, 인수자 지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MG손보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다음 달 5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뒤 예비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MG손보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부실금융기관 지정취소 소송에 불복해 최근 법원에 항소하면서, MG손보 매각에 다시 빨간불이 커졌다. 

게다가 MG손보의 유력 인수후보였던 우리금융그룹과 교보생명이 최근 MG손보의 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게 알려지면서 매각의 불씨 또한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아울러 KDB생명에 대한 하나금융그룹의 인수 본실사는 거의 끝난 상황이다. 주식매매계약 체결과 대주주 적격성심사까지 마친다면 하나금융그룹은 KDB생명을 인수할 수 있다. 

앞서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7월 13일 하나금융그룹을 KDB생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KDB생명 관계자는 "KDB생명 인수를 위한 하나금융그룹의 본실사는 마무리단계에 놓여 있다"며 "최종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이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을 인수하려면 적어도 7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는 KDB생명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 KDB생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하나금융그룹 측에 큰 부담이다.

최근 열린 ABL생명 매각 본입찰에는 노틱인베스트먼트,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국내 사모펀드 2곳이 참여했다.

지난 7월말 ABL생명의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 찾기에 나선지 두 달 만의 일이다. 

시장은 ABL생명의 기업가치를 3000억원에서 4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ABL생명도 KDB생명과 마찬가지로 인수 후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해 최대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동양생명은 ABL생명과 마찬가지로 최대주주가 중국 다자보험그룹이어서 눈길을 끈다. 동양생명의 매각설은 중국 금융당국이 다자보험의 민영화를 추진한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저우궈단 대표이사가 자사주 매입,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개선 등의 적극적 행보를 펼치고 있지만, 매각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AXA손해보험은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유력한 인수매물로 떠올랐다. 

AXA손보의 전신이 '교보자동차보험'이었던 데다가 교보생명 입장에서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로 손보사 인수가 필요해서다. 다만 AXA손보 측은 교보생명으로 매각에 이미 선을 그은 상태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019년 JKL파트너스에 1조원의 가격에 인수된 후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통해 몸값을 올리고 있다. 

JKL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시점과 브랜드 사용기한 만료시점이 내년에 맞물려 있어 연내에 매각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시장의 예측도 힘을 싣고 있다.

그렇지만 롯데손보 예상매각가가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으로 비교적 고가에 형성돼 있어 단기간내 매각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보험사 매각설이 현실화 하는 분위기 속에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좀 더 우세하다"며 "고금리 여파 등으로 시장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데다가 각종 리스크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새 보험회계 제도인 IFRS17의 시행으로 보험사 체력측정 기준이 바뀌면서 매수희망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며 "때문에 보험사 인수에 대한 의지와 필요성과는 별개로 완주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