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02.07 15:57

4분기 1.3조 충당금 적립해도 순이익 전년比 11.5% 상승
비은행 계열사 성과 뚜렷…그룹 수수료이익 3조7천억 달성

KB금융지주 신관 전경. (사진제공=KB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관 전경. (사진제공=KB금융지주)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야구에서 종종 강팀을 말할 때 거를 타선 없다고 말한다. 강타자 뒤에 강타자가 또 등장해 막강 공격력을 갖추고 있단 뜻이다. 금융권에선 KB금융지주가 이에 해당했다.

KB금융은 7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3년 당기순이익으로 4조63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생금융 비용과 대규모 충당금으로 4분기 순이익은 3개월 전보다 81% 감소했지만 KB금융에게 큰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연간 누적 순이익은 전년대비 11.5% 증가하며 수익 창출 능력이 더 빛났다.

KB금융은 모든 영역에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2023년 순이자이익은 전년대비 5.4% 증가한 12조1417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원화대출금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전년말 대비 4.0% 성장하며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한 가운데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자산 리파이낸싱 효과가 반영되며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2023년 연간 NIM은 그룹과 은행이 각각 2.08%, 1.83%로 각각 0.12%포인트, 0.1%포인트 개선돼 이자이익 확대를 견인했다.

비이자이익은 증권, 보험, 캐피탈이 이끌었다. KB금융의 순수수료이익은 3조6735억원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저성장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카드이용금액은 전년 수준에 머물렀지만, 주식약정 금액 증가로 증권수탁수수료가 증가하고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으로 가맹점수수료 이익도 확대됐다. 캐피탈은 운용금리 상향으로 리스수수료가 증가하며 이익 기여도를 높였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 핵심 사업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M&A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의 결실로 역대 최초로 4분기에 9000억원 이상, 연간 약 3조7000억원의 수준의 순수수료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실제 국민은행은 전년대비 8.9% 증가한 3조26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KB증권은 1년 전보다 107.5% 증가한 389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손보는 7529억원(전년대비 35.1%↑), KB라이프는 2562억원(전년대비 88.7%↑)의 순이익을 거둬 그룹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KB국민카드만 전년대비 7.3% 하락한 성적을 보였지만 연 누적 순이익으로 3511억원을 거둬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이와 같은 호실적은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은 뒤에 나온 성적이다. KB금융은 4분기에만 신용손실충당금으로 1조3782억원을 쌓았다. 3분기 4486억원을 적립한 것보다 9296억원을 더 적립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특히 부동산PF 및 해외상업용부동산 등 중점 관리 대상을 선정하고 약 754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7%, NPL커버리지비율은 174.5% 수준"이라며 "부동산PF, 해외상업용 부동산 등 중점관리 섹터에 대해 자산건전성을 보다 보수적으로 분류해 NPL커버리지비율은 전년대비 하락했지만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의 손실흡수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KB금융은 결산 배당으로 1530원을 결정했다. 앞서 지급된 배당금을 포함하면 연간 지급된 주당 배당금은 전년대비 4% 증가한 3060원이다. 여기에 더해 KB금융은 올해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최근 높아지고 있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2월 발표한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며 "최근 시장에서 저 PBR주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벨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나오는대로 적극 대응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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