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3.19 10:03

기업 밸류업 발표 뒤 최대 수혜주 꼽혀
ELS 배상 아직 실적 미반영…과열 우려도

4대 은행 ATM기기. (사진=이한익 기자)
4대 은행 ATM기기.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인턴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은행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은 부담이란 지적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KRX 은행 지수는 57.46포인트(7.19%) 올랐다. 

개별 종목으로 보더라도 ▲KB금융(21.92%) ▲신한지주(19.95%) ▲하나금융지주(12.09%) ▲우리금융지주(4.10%) 등 대부분의 은행주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KRX 보험 지수는 25.34포인트(1.29%) 오르는 데 그쳤다. KRX 증권 지수는 오히려 4.60포인트(0.61%) 하락했다. 

유독 은행주가 상승한 이유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으로 꼽혀왔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은행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에도 외국인 투자자는 1880억원의 은행주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7060억원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은행주 배팅에 적극 나선 셈이다.

다만, 불안 요인도 존재한다. 금융당국이 홍콩 ELS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지만 아직 시중은행은 손실 배상을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손실 규모가 큰 만큼 배상액도 수천억원에 달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평균 배상비율 40~50%로 가정해 국민은행은 최대 1조원, 신한은행 3000억원, 하나은행 1500억원, 우리은행 5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배상 시기를 앞당기도록 압박하고 있다. 앞서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주요 은행장들은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만찬 이후 "ELS 배상 등 현안에 관련된 사항은 이번 주, 다음 주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은행장들에게 관련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굳이 말을 전하지 않아도 이사회에서 알아서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해석도 있다.

결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은행별 이사회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신한은행(21일), 우리은행(22일) 등이 줄줄이 이사회를 개최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은행주 주가에 본질가치가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차익 매물이 늘어날 시점이라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 H지수 ELS자율배상안을 은행 이사회가 수용할지 불확실하고, 해당 손실을 1분기 실적에 반영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도 "ELS 이슈 등의 강한 조정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은행주의 주가가 쉬어가는 흐름 없이 연일 급등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다소 과열 조짐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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