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5.08.11 12:06

17일 일본 주총 앞두고 대국민사과 진심 통할까

"호텔롯데를 기업공개하고 그룹의 순환출조구조 연내 80%까지 해소하겠다"

경영권분쟁이 휩싸인 신동빈 롯데 회장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신 회장은 "최근의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조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 가지 방안을 밝혔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면서 "롯데호텔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의 지분 구성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해 종합적인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개선 TFT를 출범하고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를 설치해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시행하겠다"면서 "또한 청년일자리를 포함한 고용확대, 사회공헌 등 국가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경영권다툼이 신격호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간 부자간 분쟁으로 번지는 등 기업이미지 실추와 시민사회의 롯데 불매운동 확산 등 그룹의 위기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사과성명과 경영정상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한 차례 더 대국민 공개 사과를 결정한 것은 현 상황이 그룹 이미지 추락 단계를 넘어 롯데 제품 불매 운동 등으로 확산될 경우 그룹의 존립이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신 회장의 사과는 경영권 분쟁이 표면위로 드러난 후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일본에 있던 지난달 29일 국내 롯데그룹 통신망에 사과문을 띄웠고 이달 3일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김포공항 입국장에서도 사과했다.
신 회장의 빈번한 사과와 투명한 경영에 대한 의지 천명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와 업계의 반응은 쉽게 돌아서진 않을 전망이다.

이는 신 회장의 경영권 장악의 정통성 논란이 매듭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형상으로는 신 회장이 롯데를 대표해 사과문을 발표, 원톱체제를 확고히 다진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확고한 지지를 얻지 못한데다, 오는 17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이날 신회장의 사과문 발표로 매듭지어진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이며 오는 17일 일본서 열리는 임시주총이후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날 신 회장이 발표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방안 역시 경영권 안정이 전제됐을 때 시장으로부터 그 실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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