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08.14 12:43
일선 복귀 당장은 힘들듯...최 "시간갖고 경영복귀 준비해 나가겠다"
회삿돈 수백억원 횡령 혐의로 복역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받고 경기도 의정부 교도소에서 14일 오전 12시 5분 출소했다.
최 회장은 푸른 색 계열의 넥타이 차림에 뿔테 안경을 끼고 의정부 교도소 문밖으로 걸어나왔다. 검은색 양복 왼쪽 가슴에 달린 붉은 SK배지가 눈에 띄었다. 최 회장의 왼손에는 성경책이 들려 있었다. 최 회장은 이날 함께 출소한 43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문 앞에 선 최 회장은 "국민 여러분들에 심려를 끼쳐 드려서 송구스럽다"면서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SK 기업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약속한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경영 복귀 방식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공백이 길기 때문에 아직 파악이 덜 됐다"며 "시간을 갖고 상황 파악을 해본 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복귀 시기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SK그룹 현황 파악을 해본 이후에 구체적으로 계획을 마련토록 하겠다"며 "아무래도 통신, 반도체 부분에 역점을 둘 것 같다"고 말했다.
말을 마친 최 회장은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고개를 깊이 숙여 사과하고 검정색 승용차를 타고 빠져나갔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역점을 둘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저희가 할 수 있는 통신, 에너지, 반도체”라고 답변하고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고 감사하다”며 말을 마쳤다.
이날 의정부 교도소 주위에는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 40여명이 몰려와, 최 회장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항의시위를 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앞서 13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최 회장을 포함한 6527명을 특별 사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사면을 제한적으로 행사했었는데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 화합과 경제활성화를 이루고 또 국민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특별사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에 형집행 면제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까지 얻어 주요 계열사 등기 이사로 복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그는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려 옵션투자 위탁금 명목으로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3년 1월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