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2.01 13:23
임추위, PT 경쟁부터 심층면접까지 현미경 검증 나서
유력후보 강점도 있지만 약점도 명확해 선택 안갯속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금융지주 숏리스트로 4명이 결정됐지만 최종 선택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단, 이들 중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간 2파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일 각 후보의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오는 3일 심층면접에 나선다. 사실상 2번의 면접을 진행하는 것인데 그만큼 신중하게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유력 후보인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Strength(강점)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강점은 손태승 회장이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전략을 그대로 계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경영 손실이 적고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사회 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놔 후계자 양성이라는 명분에서도 타 후보에 비해 앞서 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강점은 이름값이다. 2015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금융위원장을 지낸 타이틀만 놓고 보면 장관급 인사를 수장으로 맞이하게 된다. 관치에서 자유롭진 않지만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경력도 있는 만큼 민관에서 모두 활동한 경험도 플러스 요인이다.
Weakness(약점)
두 후보 모두 약점은 분명하다. 이원덕 은행장은 지난해 발생한 수백억원 횡령 사건에 대한 내부통제 해결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이슈와는 직접적으로 관계는 없지만 멀어진 고객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임종룡 전 위원장은 과거 발언이 발목을 잡고 있다. 임 전 위원장은 우리은행의 민영화 초기 과점주주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율경영을 약속했다. 현재 우리금융 민영화의 초석을 제시한 것인데 임 전 위원장이 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처음 약속과 반대된 행보로 비춰진다. 자기모순에 빠진 셈이다.

Opportunity(기회)와 Threat(위기)
차기 회장 선택과 관련해 외부 요인도 크다. 특히 금융당국, 정치권 등 외부의 목소리가 임추위의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정치권의 관치금융 배제 목소리가 기회 요인으로 손꼽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은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임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주도한 인물”이라며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라임펀드 사태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나왔고 아직도 관련 소송들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할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임 전 위원장이 도전하는 것은 피해자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금융당국의 목소리는 임종룡 전 위원장에게 든든한 지원군에 속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회장 후보자 숏리스트가 일주일 만에 정해졌다”며 “주주가 객관적인 기준을 물었을 때 사후 검증이 가능한 기준을 두고 진행해야 하는데 적절한 절차를 밟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주인 없는 회사의 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는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우리금융의 회장 선출 과정을 문제 삼았다.
두 금융당국 수장의 발언 이후 우리금융은 금융위원회 대통령 업무보고에 초대받지 못했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물론 용퇴를 결정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초대장을 받았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만 최근 CEO 인사를 보면 내부 인사가 선출되는 분위기다. 정부 입김이 강한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수협은행 등은 내부 출신을 중용했다.
민간 금융회사인 BNK금융도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을 회장으로 추대해 외부 목소리보다 내부 조직안정에 적합한 인물을 선택했다.
결국 관건은 이사회가 얼마나 중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느냐다. 우리금융의 경우 과점주주 모두 금융업 종사자다. 금융당국이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만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