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2.03 18:49
노조 반발 걸림돌…내부 소통·계열사 사장단 인사·기업가치 제고 등 과제 산더미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됐다. 2월 정기이사회에서 후보 확정 결의 후 3월 24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 절차를 거치면 대표이사 회장으로 3년 간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3일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숏리스트 후보 4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고심 끝에 임종룡 전 위원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
임 전 위원장은 1959년 전남 보성 출신으로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2013년부터 2015년 초까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다가 금융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민영화 이후 다시 관료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맞이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2001년 지주 출범 이후 초대 윤병철 회장부터 2대 황영기 회장, 3대 박병원 회장까지 모두 외부 인사가 회장직을 맡았다. 이후 이팔성, 이순우, 이광구, 손태승 회장 등 내부 출신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지만 선임 과정에서 외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번에도 임 전 위원장을 추대한 배경을 두고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후보자 요건부터 면접 시기 등에 대해 압박을 이어간 바 있다. 결국 당국 눈치를 본 이사회 내 사외이사들이 관 출신인 임 전 위원장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금융업계의 시각이다.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지만, 임 내정자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일단 우리은행 노동조합의 반감을 잠재워야 한다. 우리은행 노조는 임 내정자의 출근 저지 투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결국 첫 출근 전부터 노조와 대화를 시도해야만, 당초 계획했던 경영전략을 온전히 시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빠른 조직안정을 위해선 그동안 미뤄졌던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카드, 종금,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 CEO는 차기 회장 선임 뒤로 임기를 미뤄둔 상태다.
주주들에게는 기업가치 제고란 과실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과점주주 체제로 재상장된 이후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르지 못했다. 최고점은 지난해 4월 25일 종가인 1만6350원으로, 재상장 첫날인 2019년 2월 13일 1만5600원과 비교할 때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결국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의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숙원 과제인 증권사 인수란 과제를 풀어야 한다. 우리금융 이사회 역시 임 내정자가 금융당국과 관계가 좋은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회장 후보자로 추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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