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5.24 14:13

20조 넘는 부동산 유동화증권 중 연내 4.9조 대출로 바뀔 듯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프로그램 내년 2월까지 연장 시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대비 호전된 자금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각종 선제 조치들을 업계와 함께 추진키로 했다. 

또 부동산 PF 관련 증권사의 건전성 감독비율(NCR)도 전면 재검토해 향후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사업 위험이 실질에 맞게 적절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4일 부동산 PF 관련 증권사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먼저 증권사가 보증한 단기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를 해당 사업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되도록 유도해 만기 불일치 문제를 해소한다.

현재 부동산 사업장의 만기는 1~3년인 반면 여기에 자금을 공급하는 ABCP는 통상 1~3개월마다 지속적으로 차환이 필요해 만기 불일치 문제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단기 금융시장 경색시 대량의 ABCP의 차환을 위한 단기 시장 금리 급상승, 차환 실패시 증권사 리스크 급증 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유동성 상황에 여유가 있는 증권사들이 올해 3월 말 현재 지급보증한 PF-ABCP 등 유동화 증권을 기초자산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하는 경우 대출에 적용되는 순자본비율(NCR) 위험값(100%)을 ABCP에 준하는 32%로 완화해 전환을 유도키로 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현재 20조원이 넘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관련 유동화증권 가운데 약 4조9000억원이 연내에 대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의 신속한 대손상각도 추진한다. 현재 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대출규모는 약 4조5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증권업계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적립해 놓은 충당금을 바탕으로 증권사가 이미 '추정손실'로 분류한 자산은 빠른 시일 내 금감원에 상각을 신청하도록 하고 금감원은 이를 신속하게 심사해 승인할 계획이다.

기존의 유동성 리스크 완화조치는 연장한다. 지난해 말부터 가동 중인 1조8000억원 규모의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프로그램은 이번 달 말 종료예정이었으나 내년 2월까지 연장한다. 올해 6월 말 종료예정인 자사보증 PF-ABCP 직접 매입 관련 NCR 위험값 완화조치도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이러한 한시적인 시장 리스크 경감 조치와 별도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을 전면 재검토해 향후 작년 말과 같은 증권업계의 위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부동산 PF 사업장의 실질 위험도, 변제순위, 증권사 규모별 실질 위험 감내능력 등에 대한 고려없이 대출의 형태로 자금이 공급되면 증권사의 NCR 위험값을 100% 차감하고 ABCP 형태로 공급하면 18%만 차감함에 따라 만기 불일치 문제가 있는 ABCP 형태의 자금공급이 급증하고 중소형사들의 경우 고수익 획득을 목적으로 브릿지론, 후순위 등 고위험 PF 취급을 늘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앞으로는 회사규모에 따른 실질적 위험감내능력과 사업 단계·변제순위 등 실질 리스크를 고려하면서 대출-채무보증 등 자금공급 형태에 따른 규제차익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 적용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선제적 리스크 완화를 위한 세부조치 중 PF-ABCP의 대출전환 유도는 금감원 비조치의견서 발급을 통해 즉시 시행할 예정이고 부실채권의 상각 유도는 분기별로 독려할 것"이라며 "증권업계 PF-ABCP 매입 프로그램과 자사보증 ABCP 직접매입시 NCR 위험값 완화조치는 각각 5월, 6월 중 연장을 위한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 개선 세부방안은 올해 안에 확정하고 향후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적용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