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7.04 12:08
공모주 상장 첫날 변동폭 400% 확대…공모주 열기 회복
KB證, 두산로보틱스·LG CNS 등 몸값 1조 기업 IPO 주관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공모주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활력이 돌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IPO 시장 활황 기대감을 등에 업고 지난해 IPO 주관사 1위를 기록한 KB증권이 두산로보틱스, LG CNS 등 '대어'들의 상장을 주관하면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총 33곳(스팩 제외)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에서만 33곳이며, 코스피에 입성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기업 수는 전년 동기(32곳)보다 1곳 많지만 공모규모만 보면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였다.올해 상반기 공모규모는 총 1조477억원으로, 지난해 13조6475억원에 비하면 12조5998억원(92.32%)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규모가 홀로 12조7500억원을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공모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대어'는 한 곳도 없었던 만큼 중소형 기업 위주로 상장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증시에 입성한 33개 기업 중 공모규모가 300억원 미만인 곳은 23곳으로 전체 중 69%에 달했다. 특히 100억원 미만인 곳도 3곳이나 있었다. 공모규모가 600억원 이상인 곳은 기가비스(954억원)과 티이엠씨(616억원) 등 2곳이 전부였다.
특히 올해 초 컬리, 오아시스 등 몸값 1조로 꼽히던 기업들이 "적정 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운 시기"라는 이유로 상장을 철회한 것도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6일부터 공모주에 대한 시행세칙을 변경하면서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을 기존 63~260%에서 60~400%로 확대하며 공모주에 대한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시행세칙 변경의 첫 주자였던 시큐센은 지난달 29일 코스닥 입성 첫날 공모가보다 205% 올랐다. 장중에는 293% 상승하며 국내 증시에서 볼 수 없었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노브랜드 등 대어급 기업들이 IPO 심사 청구를 신청하며 하반기엔 IPO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 시장의 불안함이 지속되고 있지만, 7월 국내 IPO 시장은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일부 대어급 기업의 IPO 심사 청구를 기점으로 점차 IPO 청구 기업이 확대되면서 공모금액이나 시가총액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IPO 시장이 중소형 기업들 위주로 상장되며 IPO를 주관하는 증권사들의 성적표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난해 초 '단군 이래 최대 IPO'인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 주관을 맡으며 지난해 주관사 1위를 기록한 KB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비교적 잠잠했다. 그 사이 삼성증권이 공모총액 1514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주관사 1위를 기록했다.
이에 KB증권은 IPO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두산로보틱스, LS머트리얼즈, 휴맥스모빌리티의 IPO 주관을 수임했다. 또한 지난달 두산로보틱스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완료했고, 올해 중 LG CNS, LS머트리얼즈를 포함해 4개의 대어급 IPO 상장예비심사 신청이 계획돼 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와 LG CNS의 몸값은 조단위로 평가받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약 5조9000억원의 초대형 IB로서, 우량한 신용등급(AA+)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인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인수 리스크가 적은 중소형 딜 대비 대형 IPO의 경우 인수회사의 납입능력이 여전히 주요한 선정 요소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기 때문에 KB증권의 역량은 대형 딜에서 돋보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양적인 면보다는 주도면밀한 기업실사(DD)를 통해 발행회사 및 투자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IPO 딜을 선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다수의 기업에 대해 상장예비심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B증권 대형 딜 외에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IPO도 준비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중 피노바이오, 제일엠앤에스 등 다수 중소형 IPO 상장예비심사 신청이 계획돼 있으며, 시장 및 회사의 실적 등을 고려해 상장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규모가 크진 않더라도 실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거나 개선 중에 있어 투자자 설득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미드캡 규모의 소부장 강소기업, 이차전지·반도체 업체 및 IT서비스 등 관련 기업들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IPO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또한 친환경 기조에 맞춰 ESG와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및 인구 고령화 시대에 테마주로 각광받을 수 있는 B2C 로봇 섹터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