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7.05 06:00
하반기 실적 회복세 전망…'상저하고' 흐름 유력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국내 부품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3조4808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5.99% 감소) 줄었으나, 매출은 99.24% 급감한 실적이다.
다만 '어닝쇼크'급 최악의 상황은 비껴간 분위기다. 당초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원달러 환율이 우려보다 양호한 덕에 적자는 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일부 증권사들은 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이익을 컨센서스보다 높은 100억원~200억원 안팎 수준으로 내다봤다.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부진은 '예고된 결과'라는 인식이 크다.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 애플의 신제품 출시 시기가 매년 3분기인 탓에, LG이노텍의 2분기는 항상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3분기 아이폰15 출시가 예고되면서, 이전 모델인 아이폰14 수요가 급감했고,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LG이노텍의 실적도 나란히 하락했다. 반도체 기반 수요 부진과 부품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한 투자비 증가로 감가상각비 부담이 높아진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부품 기업인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879억원, 영업이익 190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97%, 영업이익은 47.15% 감소한 수치다. 직전 분기 대비 성장했지만, 글로벌 IT 수요 부진 여파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실적이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중화권 IT 수요가 살아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글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픽셀폴드'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이다.

2분기 나란히 부진을 겪은 LG이노텍과 삼성전기지만 하반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상저하고' 양상이 뚜렷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3분기 출시될 아이폰15의 수혜를 톡톡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아이폰15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프로 맥스 제품에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을 단독 공급할 예정이다. 폴디드줌 카메라는 망원렌즈를 가로로 설계해 빛을 굴절시켜 이미지 센서에 전달하는 카메라다. 렌즈 두께를 이전보다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폴디드줌에 사용되는 카메라 모듈은 일반 제품보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일반 카메라보다 단가가 두 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아이폰14 프로 라인에만 적용됐던 4800만화소 카메라가 아이폰 15부터는 일반 모델에도 확대 적용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중화권 모바일 및 IT용 출하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며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요가 향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 효과와 더불어 하반기 성수기를 대비한 IT 고객사들의 선행 재고 확보 움직임도 더해지고 있다. 전장용 MLCC는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으며, 패키지 기판은 모바일 및 메모리용 BGA 제품군이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삼성전기의 실적 저점은 이미 통과했다고 판단된다"며 "삼성전기는 통상 IT 세트 수요 회복기에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크다. 3분기 MLCC 주도로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