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2.12 15:00

삼성-LG전자, 초연결 AI로 CES서 '불꽃 경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현대 월드와이드 유튜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현대 월드와이드 유튜브)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번 CES에서 인공지능(AI), UAM(도심항공교통)·로봇 등 기술력을 맘껏 뽐낼 계획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열리는 CES 2024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통적인 IT·가전 업체들은 물론, 현대자동차, SK 등도 자신의 사업 영역을 벗어난 새로운 먹거리를 일제히 공개하며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영역 확장을 타진한다.

CES 2024의 주제는 '올 투게더, 올 온(ALL TOGATHER. ALL ON.)'이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CTA(소비자기술협회)는 올해 CES에 3500여 곳의 기업이 참가하고 13만명 이상이 행사장을 방문,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500여 개 업체가 참가를 확정했다. 

주요 그룹 총수 중 누가 CES 현장을 찾을지도 큰 관심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CES를 찾아 힘을 실어줬는데 내년 CES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당초 CES에 참석하기로 했다 가지 않은 사례도 많기 때문에 아직 확정적으로 답변을 할 수 없다"며 "CES에 참석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CES 2022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에 올랐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년 만에 현지에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CES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2014년 이후 CES를 방문하지 않고 있고, 구 회장도 2019년 회장 취임 이후 CES에 참석한 적이 없다. 

대신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부문(DX) 부문장(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사전 행사인 프레스 콘퍼런스 대표 연설자로 나서 AI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CES 2023 현지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했던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이번엔 CES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두고 1월 4일 열린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두고 1월 4일 열린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LG전자, AI 경쟁전…로봇·AI 가전 대거 공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24 개막 하루 전 열리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각 사의 AI 전략을 공개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개막 하루 전인 1월 8일 오후 2시(현지시간)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삼성전자의 AI 전략을 공개한다. 이날 콘퍼런스는 글로벌 미디어는 물론 관계사 등 약 1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 '가우스'를 소개하고 삼성전자의 미래 기술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지난 7일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들에게 프레스 콘퍼런스 초대장을 공개했다.

삼성 가우스는 머신 러닝 기술을 기반한 ▲텍스트 생성 모델 ▲코드 생성 모델 ▲이미지 생성 모델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삼성은 가우스를 스마트폰, 노트북은 물론 가전제품까지 단계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달 특허청에 스마트폰, 가전을 포함해 'AI Hub'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이는 세탁기, 식기세척기, 청소기, 냉장고, 컴퓨터 등 삼성전자에서 생산하는 모든 전자제품의 초연결 실현을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특히 AI 기능을 가전이나 TV에 적용할 경우, 사용자의 운동이나 식습관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AI 기능을 강화한 가전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또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웨어러블 로봇 '봇핏'을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봇핏에 대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해 테스트를 마치는 등 봇핏 상용화 제품 개발은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봇핏은 삼성전자가 CES 2019에서 선보였던 헬스케어 디바이스 'EX1'을 개선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또 시각장애인용 웨어러블 기기인 '릴루미노' 상용화 계획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삼성의 전장·오디오 전문 자회사인 하만도 CES에 참여해 향후 사업 방향 등을 소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1월 4일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1월 4일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인 'LG 월드 프리미어'에 대표 연사로 나선다. 그는 LG전자의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및 콘텐츠 사업 계획을 밝히고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의 혁신 기술 및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경험에 대해 소개한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리하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 계획에 대해서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생성형 AI 기술 개발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LG전자는 가전제품의 기능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같이 쉽게 설치하고 삭제할 수 있도록 가전용 AI 칩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AI 칩은 세탁기 및 건조기에만 적용됐으나, 모든 제품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LG전자는 또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2030 미래비전'을 선포한 바 있는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이 계획도 더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생성형 AI를 접목한 가전제품을 CES에서 대거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전자가 생성형 AI를 가전제품은 물론 스마트폰, 노트북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가전은 물론 스마트 기기에 AI 기능이 탑재된다면 제품이 더 잘 팔리게 돼 시장이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 정체기를 맞은 기존 시장이 새 돌파구를 맞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 4일 열린 CES 2023 HD현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정기선 대표가 바다 대전환을 이끌 핵심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
지난 1월 4일 열린 CES 2023 HD현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정기선 대표가 바다 대전환을 이끌 핵심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

◆정기선, 기조연설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비전 공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CES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비전을 공개한다. 

HD현대 측은 "CES에서 정 부회장은 인프라 건설의 종합 혁신 전략 및 중장기 목표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임원인사를 통해 2021년 10월 사장 자리에 오른 후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평가된다. HD현대는 바다에 이어 육상 인프라로 미래 비전을 확장해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에 더욱 적극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3년 연속으로 CES에 참가하는 데, 이번에도 30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다. 전시관은 ▲퓨쳐 사이트 ▲트윈 사이트 ▲제로 사이트 등 크게 3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퓨쳐 사이트에서는 HD현대의 첨단 무인·자동화 기술력을 활용한 차세대 건설 현장의 미래상을 선보이고, 트윈 사이트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현장 관제 솔루션 및 원격 제어 기술을 소개한다. 제로 사이트에서는 그룹의 다양한 경험과 기술 역량이 담긴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공개한다. 

현대차는 2022년 열린 CES에서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메타모빌리티'를 테마로 전시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자동차 기업이 자동차 대신 UAM 및 로보틱스 기술을 선보였는데 이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현대차는 내년 CES에서도 전기차·자율주행차는 물론 UAM과 로봇 등 미래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CES 2022부터 그룹 차원에서 SK통합관을 운영한 SK그룹은 내년 CES 역시 통합관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제였던 '탄소중립'을 올해에도 전시 테마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