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04.16 15:34

한신평, 스트레스테스트 예측 결과 발표
유동성 대응력 부족하면 신용도 재검토

서울의 주택·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서울의 주택·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부동산PF 위기설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2금융권 중 캐피탈, 증권사의 손실 위험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2금융권의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캐피탈은 약 6조1000억원, 증권사는 7조7000억원의 손실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예측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시나리오1) 당시와 외환위기(시나리오2) 때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던 당시 상황을 적용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침체 여부,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 건설사 재무위험 등을 감안한 것이다.

시나리오1의 경우 캐피탈 업계는 총 4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부동산금융 전체 규모의 20.9%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상황에서 증권 업권은 5조7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됐다. 이중 대형사는 3조1000억원, 중소형사는 2조6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위기 상황인 시나리오2의 경우 캐피탈은 6조1000억원, 증권업계는 7조6000억원까지 불어난다.

A등급 캐피탈 회사의 부동산PF 위험도 수준. (그래프=한국신용평가)
A등급 캐피탈 회사의 부동산PF 위험도 수준. (그래프=한국신용평가)

신용평가회사가 두 업권의 부실 가능성을 높게 전망한 이유는 부동산PF 시장에서 이들의 자금회수율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캐피탈, 증권사 모두 중·후순위에 해당해 투자금을 대부분 잃을 위기다.

특히 본PF 전 단계인 브릿지론 규모만 캐피탈은 12조원, 증권사는 10조6000억원에 달한다. 브릿지론은 현재 자금 회수가 되지 못해 만기연장이 이뤄지고 있다.

결국 본PF의 사업진행이 늦어지면서 자금회수 기회도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은 금융회사의 경우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규모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A등급에 해당하는 캐피탈 회사는 DGB·메리츠·한투·애큐온·한국·M·키움·오케이·한자산·DB 등 10개 회사다. 이들 회사는 전반적으로 분양리스크 부담을 갖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준공리스크도 높은 수준이다.

오유나 한신평 연구원은 "신용등급 A 등급 이하인 캐피탈 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손실 규모가 최대 33.2%에 달한다"며 "자기자본 대비 손실 부담이 15%를 상회하는 업체 수는 시나리오1의 경우 11개, 시나리오2에서는 15개 회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재 충당금 수준으로 감당할 수 없어 대손부담이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A급 이하 업체 중 주요 재무지표 변화 폭이 크거나 유동성 대응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업체에 대해 신용도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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