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06.03 18:43

연체율 상승에 신용등급 허들 높여

(그래프=각 사 실적 취합)
(그래프=각 사 실적 취합)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1분기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역대급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여신과 수신 모두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지만 최근 인뱅 업계가 연체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수신금리 낮추기에 나서면서 1분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67억원으로 전년 동기(843억원) 대비 약 109% 상승했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가 전년 동기(1019억원)에서 9.1% 성장한 111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전년 동기(104억원) 보다 약 5배 상승한 50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토스뱅크도 148억원의 1분기 순이익을 거둬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신 부문과 여신부문 모두 성장했다. 인뱅 3사의 수신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7% 증가한 105조2700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여신부문 규모는 69조9100억원으로 8% 증가했다.

인뱅업계의 수신부문 실적은 모임통장을 비롯한 다양한 예금상품이 이끌었다. 모임통장 선구자 카카오뱅크의 1분기 모임통장 잔액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생활통장 100만좌를 유치해 전년 대비 25.7% 성장한 수신잔액 19조700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나눠모이기 통장 등의 혁신 상품을 출시해 수신부문에서 전년 대비 1.3배 성장했다.

여신부문에서는 올해 도입된 대출 갈아타기로 주담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갈아타기를 통해 9527억원을 유치해 전체 금융권 주담대 갈아타기에서 시장 점유율 3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전체 신규 대출 중 67%를 대환대출로 유치해 아파트 담보대출액과 전세대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조원, 3000억원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전월세대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1분기 말 기준 전월세대출 잔액은 9560억원으로 전분기 말(406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CI. (사진제공=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3사 CI. (사진제공=각 사)

1분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인뱅업계는 최근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예금금리를 낮추고 신용대출 신용점수 허들을 높이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 29일부터 수신 금리를 인하했다. 토스뱅크는 토스뱅크 모으기, 토스뱅크 모임 통장 금리를 연 2%에서 1.8%로 인하했고, 케이뱅크는 '코드K 정기예금(6개월·1년)' 금리를 기존 3.55%에서 3.5%로 내렸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부터 정기적금·정기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건전성 확보를 위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케이뱅크가 전년 동기(0.82%)보다 0.13%포인트 상승한 0.95%로 집계됐고, 토스뱅크는 전년 동기(1.34%) 보다 0.02%포인트 상승한 1.32%를 기록했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낮았던 카카오뱅크는 전년 동기(0.59%)보다 0.12% 감소한 0.47%로 나타났다.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인뱅 3사는 신용점수를 올려 고신용자를 유입시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각각 ▲케이뱅크 951점 ▲토스뱅크 928 ▲카카오뱅크 895점으로 지난해 말 대비 70~102점가량 상승했다.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점수 900점대 이상의 고객은 시중은행에서도 대출이 가능하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금리 인하 분위기에 따라 수신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며 "신용점수 역시 최근 신용점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반영한 것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만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을 통해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