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6.08 08:00

정부 '수출 7000억달러' 총력…현대연 '9.3%↑' 대입시 '6900억달러' 근사치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MM)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MM)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이 1.3%를 기록하면서 깜짝 성장한 가운데 2분기에도 양호한 성장이 기대된다. 수출 호조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581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1.7% 증가했다. 4월(13.8%)에 이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액 자체도 2022년 7월(602억4000만달러)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26억4000만달러로 9.2% 늘어 2022년 9월(26억6000만달러) 이후 20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5월 수출 호조는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품목과 자동차·선박 등의 선전에 따른 것이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IT 모든 품목을 포함한 11개 품목에서 수출이 늘었다. 

특히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113억8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4.5% 증가하며 올해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110억달러를 넘었다.

반도체 수출은 IT 전방산업 수요확대와 메모리 가격 두 자릿수 상승 등에 따라 반도체 수출은 2개월 연속 50%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월간 반도체 수출은 3월(35.7%)을 제외하면 모두 5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AI(HBM)·일반서버(저전력메모리) 수요 증가, AI PC 출시 준비 등 전방산업 수요가 회복흐름을 보이면서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 중이다.

자동차 수출 호조도 지속됐다. 역대 5월 중 최대치인 64억9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자동차 수출은 설 연휴가 포함된 2월을 제외하면 매월 60억달러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선박 수출도 20억6000만달러로 108.4% 늘면서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13억8000만달러로 19개월 만에 최대였고, 미국으로의 수출도 역대 5월 중 최대인 109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역장에서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하역장에서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무역수지 흑자도 이어지고 있다. 5월 수입은 531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2.0%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49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0년 12월(67억달러) 이후 41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시현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12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5월 무역수지 흑자는 155억달러로 1년 전(-275억달러)보다 430억달러 개선됐다. 이에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다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는 600억달러로, 당초 전망인 52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IT경기 회복, 미국의 강한 성장세 등에 따른 수출 호조에 힘입어 흑자폭이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우리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되나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양책 규모나 주요국의 금리 인하 속도를 볼 때 하반기 제조업 수요가 빠르게 반등하기는 어렵겠지만, IT 수출 회복세가 강하고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전반적인 수출 경기는 하반기에도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역대 최대인 7000억달러로 잡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올해 정책금융기관의 수출금융 규모를 5조원 늘려 365조원 공급하고, 5대 시중은행의 수출 우대상품도 2조원 확대하는 등 민·관 합동으로 모두 7조 원의 수출금융을 추가 지원한다.

또 업종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 글로벌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트럭을 통한 LNG 선박 충전을 현재 2대에서 최대 4대까지 허용하고,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대상으로 수출신고된 선박에 필요한 승선신고를 면제한다.

이외에도 핵심 수입 원자재·품목에 대한 기업부담 완화를 위해 수입신고 이전에 핵심 수입물품에 대한 사후관리 생략절차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고 나프타·LPG 및 나프타·LPG 제조용 원유에 대한 관세율을 연말까지 0%로 적용한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하반기로 가면서 수출 증가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는 예상되나 현재 흐름은 정부 목표인 '7000억달러'가 터무니 없는 소리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작년 2월에는 수출이 감소하는 와중에 '6850억달러'라는 연간 수출 목표를 내걸었던 적이 있었던 만큼 그때보다는 달성 확률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전문가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4.5%의 수출 감소를 전망하고 있지만 우리는 작년보다 목표치를 높이고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수출 목표치를 올려 잡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반적으로 올해 수출 경기는 작년의 침체를 벗어나는 국면에 위치할 것이나 하반기 수출 회복의 강도는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2024년 중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연간으로 수출 증가율은 1월 전망대로 9.3%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증가율 예상치를 작년 수출액(6322억2600만달러)에 대입하면 연간 수출은 6910억2300만달러가 된다. 7000억달러를 소폭 하회하나, 이는 역대 최대인 2022년(6845억85000만달러)를 넘는 수준이다.

하반기 수출 증가 둔화세를 늦추면 7000억달러 달성이 마냥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게 된다. 참고로 올해 1~5월 수출 증가율은 10.1% 수준이다. 연간 증가율이 10.72%면 70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 

이같은 수출 호조 전망에 기반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7%로 제시했다. 1월 전망보다 0.5%포인트 올렸다. 실제 1분기 1.3% 성장률 발표 이후 글로벌 연구기관 및 투자은행(IB)을 비롯해 한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성장률 예상치를 2% 초반대에서 2.5% 내외로 상향하는 등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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