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6.15 17:02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역대급 흥행을 점찍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의 IPO 신청서에는 모회사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00만주 중 최대 1억4200만주를 매각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전체 지분의 17.5%에 달한다.
신주 발행 계획은 없으며 기존 현대차 보유 지분을 시장에 공개 매각하는 방식이다. 로이터는 현대차의 IPO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최대 30억 달러(약 4조1600억원)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도 IPO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조달액이다. 지금까지 인도 주식시장에서 IPO 조달액이 가장 컸던 사례는 지난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의 약 25억 달러(약 3조4700억원)로 파악된다.
현대차의 IPO 흥행 예고는 인도 시장의 높은 점유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인도 시장 합산 점유율은 20.9%로 1위 마루티스즈키(41.6%)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올해 1~4월 현대차와 기아의 인도 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15.5% 증가한 29만5359대로 집계된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하고 1998년 타밀나두주(州) 첸나이 공장에서 첫 모델인 ‘쌍트로’를 양산했다. 첸나이에는 현대차 제1·2공장이 가동 중이며, 중부 아난타푸르에는 기아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는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탈레가온 지역의 생산공장을 추가로 인수해 인프라 확대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인도공장 생산량은 역대 최다인 108만4878대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IPO 조달액으로 생산라인 추가 확보와 전기차 시설 확충 등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인도에서 아직까지 고급 모델인 제네시스를 생산하고 있지 않지만, 인도 고소득층을 겨냥해 프리미엄 모델 출시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준고성능 차량인 ‘크레타 N라인’, 전기차 모델 ‘크레타 EV’ 등을 출시하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지난해 인도 고급차 시장 점유율은 메르세데스-벤츠(41%), BMW(31%), 아우디(19%), 재규어 랜드로버(8%) 순이다. 제네시스의 인도 출시가 확정된다면 ‘GV70’, ‘GV80’ 등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우선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