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6.27 17:25
신세계푸드의 한우사골삼계탕.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의 한우사골삼계탕. (사진제공=신세계푸드)

[뉴스웍스=장세은 인턴기자] 내달 15일 초복을 앞두고 닭고기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외식 삼계탕 가격은 상승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황 속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은 외식보다는 식품업계가 출시한 간편식 삼계탕 구매를 선호하는 모습이다.

2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육계 1㎏당 도매가격은 3400원, 소매 가격은 5868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6.9%, 8.3% 하락했다. 전달 대비로도 각각 11.2%, 0.6% 하락한 가격이다.

닭고기 가격이 싸지는데도 외식 삼계탕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재룟값 비중보다 인건비·전기료·임대료 등 기타 비용이 많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의 삼계탕 가격 평균은 1만6885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5년 전보다 16.7% 오른 가격이다. 일부 유명 삼계탕 식당은 이미 가격표를 2만원대로 바꿨다.

이에 저렴한 가격과 간단한 조리로 즐길 수 있는 '간편식'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간편식의 경우 제품에 따라 내용물과 중량이 각각 다르지만, 절반 수준인 1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식품업계는 보양 간편식의 수요 선점을 위해 간편 보양식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상은 지난 19일 청정원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에서 신제품 '녹두삼계탕'을 출시했다. 녹두삼계탕은 일반 식당에서 사용하는 5호닭(정육 기준 500g 이상) 한 마리를 통째로 사용했다. 국내산 수삼과 대추, 찹쌀과 껍질을 벗긴 녹두를 더했다. 

오뚜기도 지난 4월 누룽지와 통 닭다리를 넣은 '옛날 누룽지 닭다리 삼계탕'을 선보였다. 부드러운 닭가슴살과 국산 현미 누룽지로 풍미와 식감을 살리고 찹쌀까지 추가했다. 

대형마트 역시 닭고기 수요 증가에 대비해 닭고기 물량 확보와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간편식 성장 추세에 맞춰 할인 행사 준비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 초복을 한 주 앞둔 4일 초복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삼계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년 대비 20% 증가한 물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삼계탕.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삼계탕.

보양 간편식의 인기는 업체들의 매출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삼계탕'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4% 늘었다. 2021년 대비 약 30% 증가하며 150만봉가량 판매했다.

신세계푸드의 '올반 삼계탕 2종'은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올반 삼계탕의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55만개를 생산했다. 

최근 외식 물가 부담으로 보양식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1년 삼계탕 시장 규모는 약 269억원으로 추산된다. 작년 동기 대비 약 2% 성장했으며, 2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공 간편식은 깊은 맛이 부족하다는 기존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계탕 같은 보양식은 집에서 조리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주로 외식으로 해결했는데, 최근 고물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올해는 간편식이 대안이 되고 있다"며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간편 보양식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3.0%)보다도 0.8% 포인트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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