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7.23 12:00
[뉴스웍스가 만난사람] "의림지, 2000년 이어진 농지…친환경 쌀 '천년미소' 리뉴얼"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제천시 관광사업단의 주된 사업 목표는 한마디로 의림지 관광 활성화다. 기존의 의림지 이미지에 더해 그 위에 새로움을 입히는 작업이다."
기자가 만난 박준범 제천시 계획공모 관광사업단 단장은 제천시 관광사업단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 단장은 "계획공모 관광사업은 문체부를 중심으로 전국 15개 지자체에서 실행 중인 사업"이라며 "총 5년간의 계획 사업으로 지난 2020년도부터 시작해 올해가 사업이 종료되는 해"라고 전했다.
그는 "제가 제천으로 오게 된 이유는, 숲을 보려면 숲의 밖에서 봐야 한다는 말처럼 외지인이 바라본 제천 관광의 현 분석이 필요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며 "제천의 자랑인 의림지가 아직은 관광지로써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를 활성화하는 데 저의 역할이 필요한 것 같았다"고 피력했다.
현재 제천은 연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 됐다. 뉴스웍스는 박 단장에게 제천 1000만 관광객 유치에 대한 비결과 노력에 대해 물었다.

-'사업단'의 활동으로 의림지는 향후 어떻게 변화되나.
"가장 먼저 한 것은 '의림지 쌀의 브랜드화 작업'이었다. 의림지라고 하는 곳이 농경문화의 발생지다. 이게 삼한시대 때 축조됐는데 그냥 저수지가 아니라 농사를 짓기 위한 수리 시설로서 축조된 저수지이고, 지금도 쌀을 생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의림지를 국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2000년 동안 사용하는 물건이 사실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2000년 동안 농사를 짓고 있고 쌀이 수확하고 있다. 그래서 훌륭한 의림지 뜰에서 생산된 친환경 쌀의 브랜드를 '천년미소'라고 이름 지었다. 하지만, 포장지 디자인 등에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어 리뉴얼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천년미소'는 천년의 역사를 가진 의림지의 맛있는 쌀을 먹고 '미소(米笑)'를 짓는다는 뜻이다."

-의림지 관광개발을 본격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보람찬 일은.
"세계 문화유산 유네스코에도 신청하려고 도전했었는데, 지역 주민의 반대가 있었다. 사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묶이면 개발이 힘들어지는 측면이 있다. 문화재(명승)로 지정만 돼도 그런 판에 유네스코 지정은 좀 더 까다롭다. 의림지 일대에 '제림'이라고 하는 소나무 숲 군락에 있는 소나무는 그래서 죽어서도 그 자리를 못 떠나도록 돼 있다. 그만큼 문화재 보존의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관광'은 개발이고 '역사'는 보존이다. 역사적인 부분들을 조금 줄이고 관광적인 부분을 조금 늘려 제천 의림지를 관광적으로 조금 더 핫 플레이스로 만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또한 지역의 문화가 폐쇄적이다 보니 지역민의 마음을 얻는 것도 아주 힘들었다. 처음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를 기획하고 홍보해도 주민 참여가 부족해 프로그램의 운영이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하나하나 만들고, 한분 한분 설득하고, 소통하자 점점 결과물들이 나타났던 게 보람이었다."

-의림지 관광 개발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사실 예전에는 제천, 단양, 충주가 한 권역이었다. 영월도 그렇다. 전 정부에서 '테마 여행 10선'이라고 하는 관광사업에 '제천-영월-단양-충주'를 하나의 중부 내륙 관광 테마로 엮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영월도 그렇고 단양, 충주의 경우 어느 정도의 관광에 대한 콘텐츠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제천은 유명한 관광 명소가 떠오르지 않았다. 제천의 중요 관광 콘텐츠였던 케이블카의 경우, 막상 제천 관광 활성화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됐다. 케이블카는 제천보다는 단양과 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외지 관광객들이 제천에 와서 케이블카를 타고 단양으로 나가버리니 단양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더라. 그래서 의림지를 활성화해야만 제천 시내도 관광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것이 제천 시내 권역도 함께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라고 본다."
-제천이 지난해 1000만 관광도시로 발돋움했다고 들었다.
"제천이 작년에 1000만 관광도시로 올라섰다. 과거에 충주, 단양, 영월 등 4개 도시 중 제천이 꼴찌였다. 그런데 지금은 1등이다. 1000만 관광객을 찍은 도시는 제천이 유일하다. 진짜 이유는 일단은 제천이 솔직히 많이 '핫(Hot)'해졌다. 저희가 인스타그램 등 SNS 마케팅, 대중 매체에 대한 프로그램, 팸 투어 등을 많이 활성화를 시켰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다 보니까 그리된 듯하다. 또한 그 내용을 데이터로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기여했다. 포털의 검색 순위가 충북 내에서 가장 검색 순위가 높은 곳이 청남대였고, 2등이 의림지다. SNS 콘텐츠를 크게 강화해 검색 순위를 높여놨다. 검색을 많이 한다는 것은 많이 찾는다는 방증이다. 그리고 한국여행업협회(KATA)와 업무협약(MOU)도 맺고, 여행 상품도 많이 만들었다. 이제 의림지는 주말이 되면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제천이 서울에서 1시간 10분 거리인가.
"제천까지 KTX로 청량리역에서 1시간 10분 걸리는 것이 맞다. 결코 먼 거리가 아니다. 그 광고판 홍보를 진행하는데 이전에는 청량리역에다가 광고를 하더라. 1호선이나 2호선 등 노선을 명확히 정해 '청량리역에서 1시간 10분 걸리는 제천'을 광고해야지, 청량리역에 제천이 좋다는 것을 광고해 봐야 한계가 있다고 봤다. 광고판의 위치를 조정한 후에 요즘은 수도권에서 의림지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신 것 같다. 제가 요즘 밀고 있는 '2000년의 보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제천 의림지를 알리는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제천 관광의 매력과 앞으로 제천 관광의 방향은.
"청남대는 일단은 충북에서 가장 지금 밀고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대통령 별장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의림지는 저희 계획공모 관광사업단에서 열심히 밀고 있는 곳이다. 현재 충북 검색 순위 2등이다. 제천이 1000만 관광을 이루게 된 요인은 전략적인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된 것이다. 제천시장의 공약 사항 중 '제천 1일 체류 관광객 5000명'이 있다. 거기에 맞춰 제천시청 전 분야가 관광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관광과에서도 열심히 노력해 1000만 관광도시로 만들고, 스포츠 마케팅팀에서도 다수의 대회를 유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같이 다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자 제천 1000만 관광객 돌파가 현실이 됐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