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8.14 14:22

권익위 간부 사망·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언급에 '파행'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14일 국회에서 열린 이른바 '검사탄핵 청문회'가 여야의 격돌 끝에 개최 50여분 만에 정회했다. 

여야는 이날 김영철 서울북북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안 조사를 위한 청문회를 열었으나 야당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언급에 회의가 파행됐다. 청문회를 재개한 이후에도 탄핵 조사 필요성 등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김영철 검사뿐 아니라 이원석 검찰총장, 김건희 여사 등 20명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이날 오전엔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만이 유일한 증인으로 청문회에 출석했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임은정 검사를 상대로 질의를 시작하기도 전인 의사진행발언 과정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고위직 간부 사망 사건이 언급되면서부터 충돌했다. 민주당에서 권익위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처리를 비판이 시작되자 여당 의원들이 이에 대응하면서 소란스러워졌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김 여사 명품백 사안을 조사한 실무 책임자인 권익위 국장은 운명을 달리했다"며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윤석열 대통령 청탁금지법 위반을 덮기 위해 대통령 부부를 비호하기 위해 유능하고 강직한 공직자 1명이 억울하게 희생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익위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기 때문에 상임위 차원 진상 규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자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현희 의원에게 "이게 의사진행발언은 아니지 않나"라며 "여긴 권익위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전직 권익위원장인 전 의원에게 "본인은 기여 안 했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야당 법사위원들은 "300만원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 "부끄러운 줄 알라",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이 살인자다"라고 쏘아붙였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정회 전에도 검사 탄핵 및 불출석 증인을 두고도 맞섰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야당이 "탄핵병에 걸렸다"고 질타했다. 야당은 "검사 비위에 대한 탄핵조사를 방해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은 불출석 증인들에 대한 고발조치도 예고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검사 징계법에 의해서 얼마든 검사를 징계할 수 있고 여러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아까운 시간에 청문회를 열고 탄핵안을 상정하는 게 정말 이해가지 않는다"며 "세간에는 민주당이 탄핵당이냐, 장마 끝나고 탄저병이 돌지만 국회에 웬 탄핵병이 도느냐는 비아냥이 돈다"고 꼬집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탄핵 절차는 징계 절차로, 이건 징계를 위한 조사 절차다. 회사나 일반 공직사회는 똑같다"며 "징계하려면 조사위를 열어야 하는데 오늘 위원회가 그런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수술하는 손은 깨끗해야 하는데 검사가 범죄 집단처럼 조직범죄를 저지르는 거 아니냐는 국민 우려가 높아졌다"며 "나쁜 짓 한 사람,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사람은 조사하는 게 맞다. (검사 탄핵을) 수사 방해라고 하는데 탄핵을 방해하는 말씀은 자제해달라"고 피력했다.

야당은 핵심 증인인 장시호(최서원 씨 조카)씨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점을 들며 과거 장씨가 수감됐던 서울구치소 현장검증도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여당의 반대에도 강진구 뉴탐사 기자를 청문회 참고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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