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8.30 18:30
국토부·산업부 'SAF 확대 전략' 발표
업계 "미국·유럽 수준 지원책 필요"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앞으로 국적 항공사들의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이 확대된다. 이에 항공·정유업계는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안정적인 SAF 확대를 위해선 공격적인 지원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이날부터 항공기에 SAF를 1%씩 혼합 급유한 항공편을 운항한다.
국산 SAF를 처음 적용하는 항공편은 대한항공 인천~도쿄(하네다) 상용 노선인 KE719편이다. 대한항공은 이날부터 내년 7월까지 1년간 주 1회 항공편에 SAF를 1% 혼합한 항공유를 급유할 예정이다.
해당 노선에 혼합하는 국산 SAF는 에쓰오일과 SK에너지가 생산한다. 전반 6개월은 에쓰오일, 후반 6개월은 SK에너지가 생산한 SAF를 적용한다. 에쓰오일은 폐식용유를, SK에너지는 폐식용유와 동물성 유지를 친환경 정제 원료로 활용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첫 국산 SAF 급유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일본의 첫 SAF 급유 공항인 도쿄 하네다 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단거리 노선에서 시작해 중장거리 노선으로 SAF 사용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달 7일부터 인천~도쿄(하네다) 노선에서 SAF 1% 혼합 항공유를 주 1회 활용한다.
저비용항공사(LCC)에선 티웨이항공이 가장 먼저 SAF 사용을 시작한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2일 인천~구마모토 노선에 주 1회 SAF 1%를 혼합 급유한다. 이스타항공은 10월 중에 인천발 간사이 노선에,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4분기에 각각 후쿠오카, 기타큐슈 노선에 SAF 1% 혼합 급유를 시작한다.

해외는 이미 SAF 적용을 의무화하는 추세다.
미국은 SAF를 포함한 재생에너지산업에 3700억달러 투자 유치 추진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자국 내 바이오매스를 통해 생산·판매된 SAF에 세액 공제 혜택을 준다. 또 'SAF 그랜드 챌린지'를 통해 2050년까지 미국 항공유 수요의 100%를 SAF로 대체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유럽 내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는 전체 연료의 최소 2%를 SAF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일본은 2030년부터 석유원매회사에 자국 공항에서 항공기에 급유하는 연료의 10%를 SAF로 대체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정부 차원의 SAF 확대 전략이 발표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해외 주요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현금 기반 지원책에 비해 우리나라의 지원 정책은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생산 비용이 최소 2배에서 최대 6배 이상 드는 데다, 50만톤의 원료 처리설비 하나에만 약 1조원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아울러 현재는 단거리인 일본 노선에서 SAF 1% 혼합 급유로 활용이 시작되지만, 추후 장거리 노선으로 확대되고 SAF 비율이 높아질 경우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업계는 SAF 설비 투자 보조금 및 세액공제 확대와 SAF 생산·사용에 따른 별도의 인센티브 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SAF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통해 세액 공제율을 15%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돼 3%의 공제 혜택을 받는다.

정유업계도 SAF를 포함한 친환경 연료 분야에만 2030년까지 약 6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1월부터 규제 샌드박스 통해 기존 정제설비에서 바이오 원료를 처리해 SAF 제품을 생산 중이며 지난 4월 저탄소 제품에 대한 친환경 국제인증제도 ISSC 인증도 취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일본 ANA항공에 SAF 수출에 성공했다. 내년 이후 SAF 생산을 목표로 제조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말 SAF 생산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2026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울산 콤플렉스(CLX) 내 관련 설비 구축을 준비 중이다. GS칼텍스는 작년 9월 핀란드 네스테에서 공급받은 SAF를 대한항공의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 화물기에 급유해 3개월간 시범 운항을 진행했다. 아울러 SAF 자체 생산을 위한 원료 확보를 목표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원료 정제시설을 구축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