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9.25 06:00
대한항공 항공기에 급유되는 GS칼텍스의 바이오항공유(SAF).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에 급유되는 GS칼텍스의 바이오항공유(SAF).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이 의무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기조에 맞춰 지난달 정부도 오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유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SAF 로드맵을 발표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와 국토부는 'SAF 혼합 의무제도 설계 태스크포스(TF)'를 발족, 내년 상반기에 '중장기 SAF 혼합 의무 로드맵'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각계 의견, 국내 SAF 공급 여건, SAF 가격 추이, 글로벌 동향 등을 고려해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SAF는 석탄이나 석유 대신 폐식용유·동식물성 기름·옥수수·사탕수수 등 바이오 연료로 생산한 친환경 항공유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80%가량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작년 국적사 운송량을 기준으로 1% 혼합 급유가 의무화될 때 연간 약 16만톤의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승용차 5만3000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에 해당한다.

SAF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3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SAF는 2050년 글로벌 수요가 4000억톤을 넘겨 현재 연간 항공유 수요(3500억~4000억톤)와 비슷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GS칼텍스가 수출한 CORSIA SAF 수출선이 지난 13일 일본 치바항 부두에 도착해 일본 나리타 공항 항공유 탱크로 양하되고 있다. (사진제공=GS칼텍스)
GS칼텍스가 수출한 CORSIA SAF 수출선이 지난 13일 일본 치바항 부두에 도착해 일본 나리타 공항 항공유 탱크로 양하되고 있다. (사진제공=GS칼텍스)

이에 국내 정유업계가 늘어나는 SAF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19일 티웨이항공과 SAF 상용운항 공급 및 공동 마케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달부터 일본 노선 상용 운항에 필요한 SAF는 물론, 향후 필요한 SAF 공급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에쓰오일은 올해 1월 국내 최초로 바이오 원료(폐식용유 등)를 정제 설비에서 처리했으며 4월에는 SAF 국제 인증인 'ISCC CORSIA(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를 획득하기도 했다.

GS칼텍스도 같은 날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에서 공급받은 100% SAF를 일반 항공유와 혼합해 제조한 'CORSIA SAF' 5000㎘(킬로리터)를 일본 주요 상사인 이토추를 통해 일본 나리타 공항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사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인증받은 CORSIA SAF를 국내 정유사 중에서 상업적 규모로 판매한 첫 사례다. 향후 일본 주요 항공사 ANA, JAL 등에 판매될 예정이다.

바이오 원료로 코프로세싱 방식의 지속가능항공유(SAF) 연속 생산이 가능한 SK에너지 설비 전경. (사진제공=SK에너지)
바이오 원료로 코프로세싱 방식의 지속가능항공유(SAF) 연속 생산이 가능한 SK에너지 설비 전경. (사진제공=SK에너지)

SK이노베이션의 정유 자회사인 SK에너지는 국내 최초로 SAF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며 원료 수급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나서는 해당 설비는 코프로세싱 방식이 적용됐다. 바이오 원료 저장 탱크에 5km 길이의 전용관을 설치해 상시로 바이오 원료를 석유제품 생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속적인 SAF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생산한 SAF는 내년 초부터 대한항공 여객기에 공급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에는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일본 ANA항공에 SAF 수출에 성공했다. 앞서 5월에는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제조한 SAF로 친환경 국제인증인 '국제 지속가능성·탄소인증'(ISCC) 3종(EU·CORSIA·PLUS)을 획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바이오디젤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 연산 50만톤 규모의 SAF 제조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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