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9.10 10:16

이언주·전용기·이연희 등 '유예' 주장…이재명 대표도 '유예'로 기울어

이재명(왼쪽 네 번째) 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당)
이재명(왼쪽 네 번째) 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당)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문제를 놓고 민주당 내부 기류가 '시행 유예'로 기울어지는 양상이다. 

지금까지 민주당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을 중심으로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자는 의견이 대세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 안에서 법 시행을 유예하자는 의원들의 세가 적잖아 졌고 이제는 그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는 주식시장을 선진화한 다음 시행해도 늦지 않는다"며 "무리하게 시행하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1400만 국민 다수가 투자 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에도 민주당 내에서 금투세 유예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금투세 유예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적인 금투세 유예론자인 전용기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금융투자소득에 과세하는 것이 당연하고 필요한 조치라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금투세 도입 시점을 재조정하고 경제 상황이 더 안정된 시점까지 유예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이연희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본시장 선진화가 먼저다. 금투세는 유예돼야 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자본시장의 선진화다. 금투세는 그 과정에 있어 하나의 수단이다. 본말이 전도된 논의에 국회가 다시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정권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거액 자산가들에게 혜택을 몰아주어 저들의 기득권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최근 증시 급락으로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투세 시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민주당의 기류도 변화되는 분위기다. 진성준 의장이 최근 '주식 투자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하자 그의 페이스북 댓글에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식의 항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우에는 금투세 유예 쪽에 무게 중심이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민주당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최근 자신의 사법리스크로 정치적 부담감이 적잖은 이 대표가 개미 투자자들의 원망이 민주당으로 쏟아지는 부담까지 안고 가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