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05 14:02
올해 점유율 10% 육박…판매 2위 기대
HMGMA, 연간 30만대 이상 양산 예정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차·기아가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위 자리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도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누적 판매 1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해 테슬라에 이어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2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5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3분기까지 미국에서 총 9만1348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7만111대를 판매했던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30.3%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3분기 기준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톱2'에 올랐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 공제 축소와 저가 전기차 출시 지연, 고금리로 인한 소비자 부담 가중 등의 요인으로 시장의 성장세가 대폭 둔화한 가운데 거둔 성과다. 현대차·기아는 GM과 포드 등 미국 주요 업체들을 제쳤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3분기 누적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5%로 10%에 육박한다. 반면 테슬라는 같은 기간 49.8%로 낮아졌다. 2022년 2분기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6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 성장을 이끄는 차종은 아이오닉 5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총 3만318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306대에 비해 19.8%가 증가했다. 이어 아이오닉 6(9097대), 코나 EV(4212대), GV70 EV(2343대) 순이다.
기아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EV9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EV9은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매달 1000대 이상 판매돼 올해 3분기까지 총 1만5970대가 판매됐다. 이는 EV6(1만5985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 것으로, EV9은 단기간에 기아 전기차 라인업의 주력 모델로 등극했다.
현대차·기아는 2014년 기아 쏘울 EV를 시작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2017년 현대차 아이오닉 EV가 출시됐다. 진출 초기 평균 1000여 대 수준이던 현대차·기아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코나 EV, 니로 EV 등이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돼 같은 해 판매량은 7772대로 빠르게 성장했다. 2021년에는 1만9590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이와 같은 전기차 판매 증가세는 2022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내놓으면서부터다. 2020년 12월 첫선을 보인 E-GMP는 우수한 주행가능거리와 전비,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 뛰어난 주행 성능과 정숙성 등을 바탕으로 전기차의 상품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아이오닉 5, EV6 등의 신차 출시와 G80 EV, GV60 등의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 출시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 결과 2022년 연간 판매는 직전년도보다 337.5% 증가한 5만8028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에는 GV70 EV, EV9이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총 9만4340대를 팔아 연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판매량에 육박하는 총 9만1348대를 기록해 연간 10만대 판매 돌파와 동시에 사상 최다 판매라는 두 가지 기록을 동시에 달성할 것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내년 미국 전기차 시장은 혼다, 닛산 등 아시아계 업체들의 공격적인 판매 확대 전략과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보다 성장 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전기차 판매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HMGMA는 향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을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HMGMA의 본격 가동으로 IRA에 따른 보조금 수령이 가능한 차종이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한편,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신차 투입으로 전기차 라인업도 강화한다. 아이오닉9는 E-GMP에 기반한 현대차의 세 번째 전기차 모델이다. 공력의 미학을 담은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을 기반으로 완성된 세련되고 여유로운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 공간이 예상되는 긴 휠베이스가 특징이다. 아이오닉 9는 이달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LA오토쇼'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