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11.21 17:52
구광모(가운데) LG그룹 회장이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LG)
구광모(가운데) LG그룹 회장이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LG)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도전적 목표’를 세워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한 구광모 LG 대표의 경영철학이 LG그룹 인사에서 올 곳이 반영됐다.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신규 임원 23%를 발탁했고, 여성 및 젊은 인재를 임원으로 임명했다.

LG그룹 각 계열사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의 임원 인사는 '미래 성장'을 위해 '변화'의 속도를 높인다는 기조 아래 ▲ABC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하며, 각 분야에서 역량과 성과를 입증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반면, 업계 안팎에서 예상한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의 부회장직 승진은 다음번을 기약하게 됐다. 

◆ABC 분야 인재 중용…AI 분야 80년대생 3명 신규 선임 

LG는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 확보와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전체 신규 임원 중 28명을 ABC 분야에서 발탁했다. 특히, AI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80년대생 3명을 신규 선임했다. 

LG는 미래 사업 역량 확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연구개발(R&D) 분야 차세대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신규 임원 21명을 포함해 그룹 연구개발 임원 수는 218명으로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LG는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특허 관리체계 구축과 특허 조직의 역할 강화를 위해 특허 전문가 2명의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LG는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4명을 신규 보임하며, 사업 경쟁력과 미래 신사업 강화를 위한 변화의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성과와 역량이 입증된 최고경영진 대부분을 유임했다. 

LG유플러스는 신임 CEO에 홍범식 사장을, LG전자는 ES(Eco Solution)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신임 본부장에 이재성 부사장을,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사업본부장에 각각 김상민 전무와 김동춘 부사장을 선임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또 LG는 미래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온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김영락 부사장과 LG CNS CEO 현신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변화를 가속할 수 있도록 했다. 

홍범식 신임 LG유플러스 사장은 베인앤컴퍼니 등 전략 컨설팅사에서 축적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LG 경영전략부문장 사장을 지내며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인 ABC의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추진한 바 있다. 앞으로 LG유플러스의 사업전략 고도화 및 사업 체질 개선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이재성 신임 LG전자 ES(Eco Solution) 사업본부장은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을 맡으며 에어솔루션 분야 R&D, 상품기획, 마케팅, 영업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냉난방공조(HVAC)와 전기차 충전 사업 경쟁력을 업계 최고로 높이기 위해 신설한 ES사업본부를 끌어 나갈 계획이다. 

김상민 신임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그간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ABS사업부장(전무)을 지내며 마케팅, 신사업, M&A 등 다양한 직무 경험을 보유했다. 앞으로 젊은 리더십을 통해 석유화학사업본부의 체질 개선을 주도해 갈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춘 신임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김동춘 부사장은 전자소재 사업 및 전략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첨단소재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강화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사장으로 승진한 김영락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은 마케팅 및 영업 전문가로 구독 서비스 전개와 온라인 브랜드 숍(OBS) 매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국내 가전 판매 패러다임 변화를 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역시 사장 승진자인 현신균 LG CNS CEO는 IT 산업 전문가로 AI·클라우드 등 디지털 신기술 기반의 DX(디지털 전환) 사업에서 성과를 창출했다.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 대비 줄어든 총 121명(지난해 139명)이며, 이 중 신규 임원은 86명(지난해 99명)이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동일한 49세다. 

◆여성 임원 65명 역대 최다…젊은 인재 발탁과 외부 영입도 강화 

LG는 성별, 나이, 출신에 상관없이 실력과 전문성으로 인재를 중용하는 기조를 지속하며, 리더십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고객가치, 영업, 재무, 마케팅, 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 임원 7명을 신규 선임했다. LG 내 여성 임원 수는 2018년 29명에서 역대 최다인 65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인사를 통해 LG 내 80년대생 임원 수는 모두 17명으로, 5년간 3배로 늘었다. 이는 경쟁력 있는 젊은 인재들에게 성장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 그룹 내 변화의 속도를 한층 올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LG는 올해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10명을 영입해 LG 내 각 분야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각을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LG화학은 북미 외교 전문가로 꼽히는 고윤주 전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를 영입하며 지경학적 리스크 대응력을 강화했다. 

한편, LG는 이상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관리부문장 겸 전자팀장으로, 이장환 책임을 상무로 승진시켜 비서팀장으로 선임했다. 또 LG사이언스파크 신임 대표에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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