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 신년회에서 "'퍼펙트(초대형 경제 위기) 스톰'을 맞아 비관적 태도를 경계하고, 기본기를 바탕으로 위기에도 대처하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6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2025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그룹 경영진들과 임직원들이 올해 경영환경과 그룹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있게 대화하고, 혁신 의지·체질 개선·팀워크 등으로 대내외 도전을 극복하자는 공감대를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한 이날 신년회 첫 무대는 정 회장이 직접 열었다.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남양연구소, 지난해 기아 광명 이보플랜트에서 열린 신년회에도 직접 참석해 임직원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서두에서 "우리는 지난 한 해 많은 것을 이루었다"며 "여러분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 낸 성과는 우리가 고객들의 신뢰를 얻은 결과물"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앞으로 피해 갈 수 없는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낙관에 사로잡히거나 비관적 태도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잘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며 "우리에게 닥쳐올 도전들로 인해 비관주의적 태도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퍼펙트 스톰'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선 안 된다"며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하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대내외 위기를 '예상할 수 있는 도전'과 '예상하지 못했던 도전'으로 언급하며 위기를 함께 이겨내려는 방안도 구체화했다.

예상할 수 있는 도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면밀하게 준비해서 미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단순히 위기 요인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기가 발생하게 된 배경, 콘텍스트, 역사적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기회의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객관적인 분석과 총합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같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문화를 갖추게 되면, 그러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예상하지 못한 위기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올해 현대차가 첫 외국인 CEO를 선임한 것을 언급해선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년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 그룹사 최고경영진도 참석해 임직원들과 새해 메시지 및 그룹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