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1.15 17:49

서스틴베스트·ESG평가원·연구소 '찬성'
집중투표제 ISS·ESG기준원 '반대' 권고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사진제공=고려아연)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사진제공=고려아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려아연이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가운데, 경영권 향방을 좌우할 국민연금과 외국인 주주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의결권 자문사들이 집중투표제를 두고 찬반으로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은 전날 고려아연 이사회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최 회장 측 이사회가 상정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집중투표제의 취지는 소수 주주의 권리 보호에 있지만, 이번 안건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원은 이사 선임 숫자를 14명에서 7명으로 제한하는 안에 동의했지만,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에 대해서만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찬성한 후보는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변현철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천준범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등 7명이다. 최 회장 측이 추천한 후보 7명에 대해서는 전원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한국ESG연구소는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연구소는 집중투표제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소는 이사 수 상한제를 포함한 최 회장 측 안건에 찬성하면서도, 이사회 구성이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 추천 후보 4명(최재식 카이스트 교수, 제임스 앤드류 머피 올리버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과 MBK·영풍 추천 후보 3명(강성두 사장, 변현철 전 부장판사,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이들 자문사 두 곳은 국민연금과 정식 계약을 맺고 있어 오는 17일 열리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발행 주식 수의 4.5%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캐스팅보터'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국내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등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글로벌 자문사 ISS는 이사 수 상한에는 찬성했지만, 집중투표제 도입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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