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23 09:23
고려아연 주총서 이사 선임 안건 처리 방침
MBK·영풍 "공정거래법 등 위반 소지" 주장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이한 가운데, 23일 오전 9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에서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지만,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극심한 대립으로 인해 파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주총이 열리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는 고려아연 관계자들이 일찍부터 모여 행사 준비에 나섰다. 주총 장소인 호텔 1층 그랜드볼룸에서는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해 주주 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고려아연의 관계자는 "주주가 아닌 사람은 주총장에 입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들은 이날 임시 주총이 열리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1층 그랜드볼룸에서 주주 외에 인원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 중이다.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30분부터 주총 준비가 진행됐으며, 행사 종료 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예정됐다. 행사 참가 인원은 600~700명 규모로, 고려아연 측 관계자만 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시 주총의 최대 쟁점은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을 무력화하려는 전략을 펼쳤다는 점이다. 전날 최 회장 측은 호주에 있는 고려아연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 지분 10.33%를 확보하는 주식 거래를 단행했다.
고려아연은 이에 따라 '상호주 제한'(상법 제369조 3항)을 적용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25.42%)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르면 한 회사가 다른 회사 지분의 10% 이상을 보유 시, 그 회사가 소유한 원래 회사(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고려아연 측은 SMC가 영풍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면서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MBK·영풍 측은 이 같은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MBK는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SMC를 이용한 탈법적 순환출자를 시도하고 있다"며 "SMC가 외국회사이기 때문에 국내 상법상의 '상호주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법 제618조에 따르면, 외국회사에는 특정 상법 조항만 준용되는데,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법원 판례 역시 외국회사에 대한 국내 상법 적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MC는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이므로, 주식회사 간에 적용되는 상호주 제한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MBK는 이번 SMC의 영풍 지분 인수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업무상 배임 소지 등 위법행위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임시 주총은 '상호주 제한' 적용 여부를 둘러싼 법적 해석 차이로 인해 정상적인 의결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9시부터 예정된 임시 주총은 현재 위임장 확인 절차로 인해 개최가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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