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25 16:56
항공철도사고조사위, 유가족 대상 설명회 진행…27일 전 예비보고서 제출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는 충돌 직전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 경고받은 뒤 1분 만에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 유가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조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항철위는 사고기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관제 교신 기록 등을 분석해 재구성한 충돌 직전 상황을 초 단위로 공개했다.
사고기는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4분 43초 공항 관제탑과 착륙 접근을 위해 처음 교신했다. 이후 8시 58분 11초 기장과 부기장은 항공기 아래쪽 조류가 있다는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8시 58분 50초부터 FDR와 CVR 기록은 동시에 중단됐다. 직전 사고의 양쪽 엔진이 조류와 충돌한 이후부터다. 항철위는 조류 충돌 후 기내 전원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8시 58분 56초 조종사가 복행하면서 관제탑에 조류 충돌로 인한 메이데이를 선언했다. 이는 녹음이 남아 있지 않아 항철위가 관제 기록과 동기화를 통해 추정한 시간이다.
무안공항 CCTV에도 항공기가 복행하던 중 새떼와 충돌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는 불꽃이나 연기가 보이지 않았다.
사고기는 이후 약 4분 동안 활주로 왼쪽 상공을 비행하다가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로 착륙하고자 오른쪽으로 선회했다. 이어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 착륙했고 오전 9시 2분 57초에 방위각 시설물과 충돌했다.
사고기의 양쪽 엔진에서는 새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로 나타났다.
항철위는 조류 개체 수나 다른 조류가 포함됐는지 알 수 없다며 엔진 상태 확인 및 추가 시료 채취를 위해 엔진을 분해 검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운항 상황, 외부 영향, 기체·엔진 이상 유무 등을 파악하는데 수개월의 세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항철위는 지난 20일 초기 현장조사를 마쳤고 지난 21일 정밀 분석이 필요한 엔진 등의 잔해를 서울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옮겼다. 또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사고 발생 30일째인 오는 27일 이전에 사고 관련국과 국제민간항공기구에 예비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항철위 홈페이지에도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