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5.03.10 08:56
마크 카니(가운데) 캐나다 자유당 대표 당선자. (출처=마크 카니 엑스)
마크 카니(가운데) 캐나다 자유당 대표 당선자. (출처=마크 카니 엑스)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캐나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이 9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을 새 당대표로 마크 카니(59)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를 선출했다.

카니 전 총재는 이날 발표된 당대표 선거 결과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경쟁자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 카리나 굴드 전 하원 의장, 프랭크 베일리스 전 하원의원을 누르고 차기 당대표로 당선됐다. 

캐나다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이에 따라 카니 신임 대표는 금주 중에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어 24번째 캐나다 총리로 취임한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9년 넘게 캐나다의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고물가와 주택가격 상승, 이민자 문제 등으로 국민 불만이 누적되면서 트뤼도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2년여간 하락세를 보여왔다.

캐나다는 선거법에 따른 정기 총선을 오는 10월 앞두고 있다. 다만, 현직 의원 신분이 아닌 카니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조기 총선 필요성을 밝혀 옴에 따라 캐나다는 곧장 조기 총선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인 자유당의 지지율은 트뤼도 총리의 사임 의사 발표 이후 반미 정서 부상과 맞물려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카니는 2008년 2월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취임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비교적 성공적으로 캐나다 경제를 방어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2020년엔 외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했다.

현직 의원이 아닌 데다 대중적인 지명도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그는 트뤼도 총리의 정책 기조와 거리를 두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위협 대응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임을 내세워왔다. 덕분에 당대표 선거 여론조사에서 그동안 꾸준히 선두를 지켜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감정이 얽혀있던 트뤼도 총리가 물러나고, 카니 신임 대표가 캐나다 총리에 공식 취임하게 되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전쟁'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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