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광석 기자
  • 입력 2025.03.17 11:29

철강·신소재 양 날개 실적 회복 두마리 토끼 잡아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21일 포스코센터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21일 포스코센터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1년 전 우여곡절 끝에 포스코그룹 수장에 오른 장인화 회장의 구조개편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초기에는 장 회장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따른 기대가 컸으나, 현재 포스코는 불투명한 대내외 경영환경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및 국민기업으로서의 신뢰 회복 등 해묵은 숙제도 여전하다.

장 회장은 지난 2024년 3월 21일 취임사를 통해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이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와 이차전지 등 신소재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장인화호' 1년…위기감 감도는 포스코

장 회장의 이런 공언에도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연결기준 매출액은 72조6880억원, 영업이익은 2조174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각각 5.8%, 38.5% 줄었다. 이 중 철강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6%, 29.3% 감소했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 주요 계열사 포스코퓨처엠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더 심각한 것은 미국발 철강 관세 후폭풍과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 장기화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시 미국을 포함 세계 각국에서 수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현지 공장을 설립해 관세를 우회한다 해도 막대한 투자금을 감당해야 하고, 가시적인 효과도 단기간에 기대할 수 없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도 연말까지는 이어질 전망이어서 당장 이차전지 분야 수익성 급증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외압 논란 등 매번 잡음이 이는 회장 선임 절차 개선이나 전임 회장 행보로 또 불거진 비리기업 꼬리표 떼기도 국민기업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회장 3연임 시 필요한 주주총회 가결 정족수를 기존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강화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경영 능력 바로미터는…역시 실적"

물론 이같은 악재들은 역으로 그간 실적 부진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있다. 취임 1년 만으로 섣불리 경영 능력을 판단할 수도 없다. 장 회장도 나름 지난 1년간 비핵심자산 및 저수익 사업 매각 등 강력한 자구책을 이행해 왔고,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 진출이라는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면죄부를 주기에는 주주들의 실망은 극에 차 있는 상황이다.

장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시가총액 200조원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거듭되는 실적 부진으로 한때 100조원에 육박했던 시총은 현재 20조원대로 후퇴했다. 40만원대였던 주가도 30만원대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역대 포스코 회장이 보여온 통상적 행보 이상의 경영능력이 필요한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전임 최정우 회장은 어느 정도 행보에 논란은 있었지만 재임 6년간 ‘기업시민’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세웠다. 이후 100대 개혁과제를 내세워 내부 문화 혁신이나 신소재 사업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취임 1년 후 7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대 복귀, 2020년대 들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값 급등 및 코로나19 등 현재처럼 악재가 즐비한 상황에서 이룬 성과다.

현재 장 회장은 전임 최 회장 전까지 포스코 수뇌부 주류였던 서울대·금속학과 출신 회장체제로 다시 복귀했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포스코 한 주주는 “기존 체제에서는 절대 혁신이 어렵다는 점에서 장 회장의 구조개편과 경쟁력 강화가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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