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석호 기자
  • 입력 2025.03.24 16:00

[뉴스웍스=강석호 기자] 유통업계가 브랜드 모델의 각종 사건·사고로 야단법석이다. 

최근 배우 김수현은 고(故) 김새론과 미성년 시절부터 교제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 13일 김수현과의 모델 계약을 종료했으며, 샤브올데이와 K2코리아는 공식 소셜미디어에서 김수현 관련 사진을 모두 비공개했다. LG생활건강은 아예 10여 년 전에 게시한 화장품 광고 영상까지 지웠다. 

브랜드 모델은 아니지만, 회사의 정체성 그 자체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최근 일주일 만에 두 번의 사과문을 공지했다. 논란을 촉발한 '빽햄' 가격 할인율 과장을 시작으로 삽시간에 각종 의혹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기업들이 브랜드 모델을 활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팬덤이 두터운 모델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이미지의 모델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호감도를 높인다. 반대로 모델이 논란에 휩싸이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브랜드 모델은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과 가치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인기와 대중적 호감도를 기반으로 모델을 선정하지만, 아쉽게도 역효과를 낼 수도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다.

이런 리스크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일부 기업들은 전통적인 모델 활용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소주 브랜드 '새로'의 모델로 구미호 캐릭터 '새로구미'를 내세웠고 애니메이션 형태의 광고를 제작했다. 이는 실존 인물이 아닌 캐릭터를 활용해 사생활 논란이나 일탈 우려를 사전 차단할 수 있다.

브랜드 모델의 논란을 AI 기술로 해결한 사례는 이미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규모 온라인 패션몰들은 제품 홍보용 사진을 위한 의상 모델에 AI 가상 모델을 쓰고 있다. 이미지 생성형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관련 제품에 적합한 맞춤형 의상 모델을 척척 구현해 준다. 서비스 비용도 크게 저렴하다. 실물 사진과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세밀함은 이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어찌 보면 이번 사건은 연예인 모델의 '종말'을 앞당긴 하나의 사건일 수도 있다. 스타 마케팅 효과에 집착하는 유통업체들에 이러한 분위기 전환은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브랜드 모델 선정은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닌, 기업의 리스크의 관리 전략과도 연결된다. 단기적 홍보 효과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이 등장할 때가 온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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